강만수 "그룹의 불안한 운명을 앞두고 떠난다"

입력 2013-04-04 17:27
"국민이 잘못된 대로 따라가면 정부를 망하게 만든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4일오후 공식 퇴임했다.



강 회장은 이임사에서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그룹의 불안한 운명을앞두고, 한 학기도 안 된 KDB금융대 학생들의 눈망울을 두고 떠난다"고 밝혔다.



또 "40여 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한 자리에서 3년을 채운 적이 없었다. 쉬지 않고 일한 2년여가 아름다웠다"면서 "한평생 공직을 마감하려는데 버티기 하는 것도아니고 사천왕도 아닌데 (금융권 사천왕이란 말이) 듣기 싫었다. 더 이상 아무 말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권 등에서 가해진 각종 퇴임 압박에 서운한 감정을 우회하여 표출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중심권에 있었던 그는 "공직에 있으면서 비판을 많이받았다. 공직자의 길이 무엇일까 항상 고민하며 살았다"며 소회를 털어놨다.



'국민이 좋아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정부를 싫어하게 만들고, 국민이 잘못된 대로 따라가면 정부를 망하게 만든다'는 플루타크 영웅전의 한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강 회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서 1970년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보험국장과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관세청장,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등을 거쳤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직을 맡으며 재기했다.



대통령 경제특보를 거쳐 2011년 3월부터는 산은금융 회장 겸 산은 행장직을 맡아왔다.



강 회장의 후임으로는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활동한 홍기택(61)중앙대 교수가 내정됐다.



ah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