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적절성 논란…기재부·선관위는 "문제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로 유명한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돼 논란이 예상된다.
4일 안전행정부가 인터넷에 공개하는 전자관보를 보면 기획재정부가 지난 1일국가미래연구원을 지정기부금단체로 공고했다.
지정기부금단체에 후원금을 낸 개인이나 법인은 세금공제 혜택을 받는다. 이런단체는 기부금 모금이 훨씬 수월해지는 만큼 지정되기란 쉽지 않다.
주무관청이 해당 단체의 주문을 받아 분기마다 기재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장관은 최종 심사해 공고하는 단계를 거친다. 국가미래연구원의 주무관청은 기재부다.
문제는 국가미래연구원이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될 때 적법성 여부를 충분히 따졌는지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36조 1항에는 '해당 비영리법인의 명의 또는 그 대표자의 명의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에 대한 공직선거법 제58조제1항에 따른 선거운동을 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조건이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가미래연구원은 2010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기관이다.
상당수 회원이 새누리당 대선기구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맡아현 정부의 탄생을 견인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선거와 관련한 활동을 했다고 볼 여지가 많다.
이곳에서 외교부·통일부·국토교통부 장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를 배출했고 주요 경제정책이 태동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는 정도는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인을 상대로 누구를 찍어달라고 한 게아니지 않느냐"며 "특정 공약과 정책을 개발했다고 해서 선거운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석연찮은 점은 또 있다.
법인세법 시행령 36조 1항에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개설돼 있고, 인터넷 홈페이지로 연간 기부금 모금액 및 활용실적을 공개한다는 내용이 정관에 기재돼 있으며,매년 기부금 모금액과 활용 실적을 다음 연도 3월 31일까지 공개할 것'이란 단서가붙어 있다.
방만한 운영을 막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조치다.
그러나 국가미래연구원은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되기 불과 한 달 전인 올해 3월4일에서야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연구원 출범 이후의 기부금 수납 내역이 공개돼 있지도 않다.
기재부는 2010년 설립된 지 1년이 채 안 된 '표암문화재단'을 지정기부금단체로지정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재단은 경주 이씨 종친회 산하 단체로, 포항에 이명박 전 대통령 고향집을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2006년 국정감사에선 전직 관료 출신이 대표를 맡은 단체들이 지정기부금단체로무더기 지정된 사실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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