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고서 "경기회복, 통화·재정정책만으로 안돼"

입력 2013-04-01 12:00
"부동산 하락 기대감 완화·해외법인 유턴 모색해야"



통화·재정정책과 같은 거시정책으로는 경기 회복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한은 내부에서 나왔다.



최근 경제부진은 불경기뿐 아니라 경기와 무관한 산업별 특이요인 때문이란게이유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10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예고하고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터라 눈길을 끈다.



한은 산업분석팀 배성종 차장·이은석 과장·박상우 조사역은 1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산업별 생산변동요인 분석 및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당국은 산업별 특이요인에 초점을 둔 미시 정책대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09년 2분기~2012년 4분기 각 산업의 생산 동향을 경기요인과 산업별특이요인으로 나눠 금융위기 이전의 생산과 비교했다.



경기요인은 해당 산업 업황의 부침이 경기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를 나타낸다. 산업별 특이요인은 경기와 무관한 해당 산업 자체의 업황 등락 원인이다.



그 결과 IT제품, 비금속광물 등 금융위기 이전의 생산수준을 회복 못 한 산업에서 경기요인은 플러스(+)였지만 특이요인은 더 큰 폭의 마이너스(-)였다. 경기는 개선됐지만, 산업별 부진요인에 결과적으론 금융위기 이전 업황엔 못 미친 것이다.



배 차장은 "IT제품은 국내 기업의 국외현지생산 확대로 국내 생산이 감소했고비금속광물은 건설업 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부진을 겪는 선박산업 역시 경기요인보다 특이요인의 마이너스 폭이 훨씬 컸다. 자동차 등은 경기요인과 함께 대외경쟁력 상승 등의 특이요인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해 금융위기 이전 생산수준을 훌쩍 웃돌았다.



반면에 서비스업은 대부분 경기·특이요인이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배 차장은 "내수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론 총 17개의 제조·서비스 산업 중 8개 업종에서 경기요인보다 특이요인이 더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이전 4개 업종에서 4개가늘어난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산업별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특이요인들이 해소되지않으면 앞으로 경기 회복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고려해 앞으로 경기 회복을 위해 거시적 통화·재정정책 이외에도산업별 특이요인에 맞춘 주택가격 하락기대 완화, 국외현지법인의 유턴 유인책 모색등 미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banghd@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