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임기 1년 남기고 사의 표명(종합)

입력 2013-03-28 08:51
어윤대·이팔성 등 금융권 수장과 공공기관장 연쇄 사의 주목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물로 꼽히는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강 회장은 2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지금으로선 더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29일 산은금융 주주총회를 마치고서 사퇴 의사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회장은 전 정부에서 5년간 'MB노믹스'의 중심 역할을 할 정도로 이명박 전대통령의 대표 측근 인사로 분류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사퇴 압박을 꾸준히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은 민영화 등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이 많아 당장 물러나지는 않겠다는뜻을 직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산은 부행장들과 어울린 자리에서는 "공직자의 진퇴는 본인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위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일 첫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공공기관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밝히면서기류가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 수장들을 대거 물갈이하라는 의중이 이 발언에 담긴 것으로 읽고 자진사퇴를 갑자기 결심한 것으로 추정된다.



감사원이 최근 강 회장이 강하게 추진해온 다이렉트 뱅킹의 금리 산정 체계를지적하고 급속한 영업점 확대를 문제 삼은 것에도 강 회장은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는 후문이 있다.



강 회장은 경남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서 1970년 행정고시 합격 후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재무부 보험국장과 이재국장,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관세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재정경제원 차관 등을 거쳤다.



김대중 정부 출범 이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강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초대 기획재정부장관직을 맡으며 재기했다.



대통령 경제특보를 거쳐 2011년 3월부터는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은 행장직을맡아왔다.



강 회장이 임기가 아직 1년가량 남았음에도 사의를 표명한 것을 계기로 어윤대KB금융[105560]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053000] 회장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사들과 공공기관장들이 연쇄적으로 사의를 표시할지 주목된다.



강 회장이 물러나면 회장직은 윤만호 사장이, 산은 행장직은 김한철 수석부행장이 각각 직무 대행을 하게 된다.



ah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