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첫 현장방문 '시장'…"생활물가 잡겠다">

입력 2013-03-23 16:19
정부 유통구조 개선 방침에 상인들 반론도 잇따라'장바구니 물가' 감각은 떨어진다는 평가 낳기도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찾아 민생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현 부총리는 23일 오전 7시30분 점퍼 차림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찾았다. 시장 곳곳을 돌며 딸기, 젓갈 등을 구매하며 농수산물 수급과 가격동향을 점검했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 등에 대한 현장의 의견도 들었다.



그는 상인들에게 "현장에 나와서 말씀을 많이 듣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이무엇인지 고심하겠다"고 말하면서 '모르는 학생이 선생님을 조르듯' 현장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장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취임사에서도 "앞으로 정책 수립에 10%의 열정을 쏟고, 국민이 있는현장에서의 실천과 점검에 나머지 90%의 에너지를 쏟아 붓자"라고 했다.



같은 날 기자 간담회에선 "거시적인 물가보다는 생활물가에 초점을 맞춰 유통부문에서 피부(체감) 물가를 개선하는 방법이 없는지를 제도적으로 모색하겠다"며체감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날 첫 현장 방문지로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과 경기도 성남시 분당 한살림생협매장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농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농수산물 가격을 떨어뜨리고, 협동조합을 활성화해 생활물가를 낮추겠다는 의도를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현장 상인들은 정부의 정책방향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상인은 "배추 생산원가가 700원이다. 도매시장에서 소매시장으로 넘길 때 15% 마진 남기고 소매상도 최소한의 비용을 붙이니 배추의 최소 적정 가격이 3천원이맞다"고 항변했다.



배추의 원산지 가격이 싼데도 소비자가 비싸게 사는 것은 유통비용이 크기 때문이란 세간의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다른 상인도 "농산품과 공산품의 운임 차이는 천지차이"라며 "그런데도 농수산물 유통비용이 크다고 하는 건…"이라며 유통비 거품론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 부총리는 현실 물가에 어두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예컨대 1만7천원짜리 딸기 한 상자를 살 때 상인이 덤으로 건넨 천혜향 한 상자를 받았다. 상인 입장에선 부총리의 방문에 대한 감사 표시였겠지만, 딸기보다 비싼천혜향을 그냥 받아야 했는지를 놓고 뒷말이 나온다.



명란젓을 살 때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2만원어치를 샀으나 상인은 그보다더 많아 보이는 양을 담아줬다. 하지만 가격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적당한 것 같다"고 답한 것이다.



현 부총리는 앞으로 토요일마다 정책 현장을 방문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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