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앞둔 외환銀 주총서 소액주주.직원들 격앙>

입력 2013-03-15 14:22
"굴러온 돌(하나금융)이 박힌 돌(기존 소액주주)을 빼버리는 형국 아닙니까" 19년 만의 상장폐지가 결정된 외환은행[004940]의 15일 주주총회는 소액주주와직원들의 성토장이었다.



외환은행은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주총을 열고 하나금융지주로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위해 외환은행 주식 5.28주와 하나금융 주식 1주를 교환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약 400명이 모인 가운데 오전 10시께 시작된 주총은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직원들과 소액주주들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소액주주 직원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한 법률대리인은 "주식교환이 주주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어떤 실익이 있는 것이냐"고 물으며 "모든 주주가 아니라 하나금융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배당금이나 순익 규모로 볼 때 5.28대 1이라는 비율은 외환은행의 가치를 너무낮게 평가한 것이라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한 중년의 소액주주는 대주주인 하나금융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버리는 형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이라고 밝힌 다른 소액주주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 50%의 지지율로 당선됐지만 국민 100%의 대통령인데 (외환은행) 행장은 60%의 행장인가"라고 반문하며 "대주주만이 아니라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도 맹공을 퍼부었다.



지난해 위법성 여부를 간과하고 자율형 사립고인 하나고에 257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던 점 등을 거론하며 이번 주식교환도 대주주인 하나금융의 이익을 위해 결정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총에 참석한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주가가 7천원 선에 머물고 있는 점과 주식교환으로 소액주주에게 단주 피해가 발생하는 점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윤 행장은 "오버행(잠재매물) 이슈로 외환은행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주가 격차가 커지고 있어 지금은5.28대 1이지만 나중에는 8대 1, 9대 1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은행의 미래를 놓고 이사들과의 토론과 숙고 끝에 결정한 일"이라며주주들을 설득했다.



소액주주들의 잇따른 항의로 표결은 주총 시작 후 약 3시간 만인 오후 12시 45분께 진행됐다.



표결에서 출석자 주식 총 수의 79.2%(발행주식의 67.2%)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되자 일부 직원들은 임원들의 퇴장을 가로막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직원들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서로 손을 잡은 채 눈물을 흘렸다.



1994년 4월 증권시장에 상장된 외환은행 주식은 내달 3일 매매가 정지되고 26일상장폐지된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