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日·中 경기회복 조짐에 韓금리 또 동결>

입력 2013-03-14 10:27
새 정부와 '정책 공조'에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75%)에서 동결한 것은 대외 불확실성이 미약하게나마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기지표가 매월 바뀌는데도 한은은 경제가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형 경기 인식을 고수하는 듯하다.



그러나 일본 엔저 공세 등 '글로벌 통화전쟁'에 대처하려면 머잖아 동결 행진을중단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나아지는 대외여건…국내 경기는 내수·수출 동반 부진 금통위의 동결 행진은 지난해 10월 인하 결정(3.00%→2.75%) 이후 다섯 달째다.



이달 결정은 미국, 유럽, 중국 등 바깥 상황이 전월보다 나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재정지출 삭감(시퀘스터)에 직면한 미국은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전월 실업률은 7.7%로 4년여 만에 가장 낮았다.



유럽은 이탈리아의 정치혼란에도 재정위기 국가들의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하는등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중국도 1~2월간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씩 회복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들어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를 내리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동반하여 부진했다. 1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8% 감소하고 설비투자는 13.6% 급락했다. 2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과견줘 8.6% 줄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북한의 3차 핵실험 등도 경제에 큰 불안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달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았다. 국고채 3년 물 금리는 금리결정회의 직전 연이틀 2.61%로 사상 최저치를 지속했다. 시장이 적어도 한 번 이상의 금리 인하에 베팅한 결과다.



그러나 금통위의 선택은 동결이었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은 "국내 지표가 매달 등락을 반복해 방향성을가늠하기 어렵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남아 있다"며 "당분간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지켜보자는 태도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와 '정책 공조' 가능성에 인하 불씨는 여전 이날 결정이 선제 조치라는 평가도 있다. 기준금리 조정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되기까지는 적어도 3~6개월 이상 시간이 걸린다. 현재 한은은 상반기 1.9%, 하반기3.5%의 성장률을 점치고 있다. 이른바 '상저하고'형 경기 전망이다.



HMC투자증권 이정준 연구원은 "한은의 전망대로라면 현재의 좋지 않은 상황을위해 지난해 7월과 10월 금리를 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역시 앞으로 6개월뒤 경기가 회복할 것을 생각하면 이달 동결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결 행진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일본의 엔저 공세 등 '글로벌 통화전쟁'에 한은이 조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원고·엔저 현상이 극심하게 악화하면 올해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며 조건부 금융거래세와 함께 완화적인 통화정책 추진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새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위해 조만간 금리 인하 등 조치를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 내정자도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으로 기준금리를 금통위가 결정하지만, 어느 정도 회복 정책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김중수 총재가 직접 정부 재정정책과 정책 공조 필요성을 이야기한 만큼 새 정부 인선이 끝나고 재정정책의 윤곽이 드러난 4월 금통위에서는 (새 정부 부양책에) 호응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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