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차원 개선 노력 절실…여성도 스스로 '유리천장' 벗어나야
은행권에서 여성이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지만 임원 비율은 4%를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첫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림으로써 이처럼 견고한 금융권의 '유리천장'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외환·기업 등 6개 국내 은행의임직원은 지난달 말(국민·기업은 1월 말) 기준으로 8만1천234명이다. 절반가량인 3만9천639명(48.8%)은 여성이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004940], 기업은행[024110] 등 일부 은행은 전체 임직원 가운데 여성 비율이 50%를 넘는다.
그러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 자리는 눈에 띄게 좁아진다.
이들 은행의 본부장 이상 임원급 316명 가운데 여성은 14명(4.4%)이다.
여성 행장은 없고, 여성 부행장은 기업은행에서 리스크관리본부를 총괄하는 권선주 부행장뿐이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의 부행장 13명 가운데 여성이 3명인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통상 부행장 바로 아래 직급으로 분류되는 본부장급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민은행에는 본부장 가운데 여성이 4명 있다. 모두 본점 부서가 아닌 지역본부장이다. 우리은행이 3명, 신한·하나은행이 각각 2명, 기업·외환은행이 각각 1명이다.
은행에서 여성 임원이 적은 것은 통상 승진이 빠른 '중견행원' 가운데 남성이많고 '초급행원'의 대다수가 여성이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 보통 중견행원은 대졸공채, 초급행원은 고졸 행원을 일컫는다.
비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을 대부분 여성으로 채우는 문화가 여성 임원 빈곤 현상의 원인인 셈이다.
결혼·출산과 동시에 퇴직하는 여성 행원이 많았던 관행도 임원급 여성이 적은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이런 관행을 개선하려는 변화의 조짐은 보인다.
남성 중심의 지역본부나 여성에게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은 공단 주변 지점에서여성이 중용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났다.
이런 변화의 씨앗을 잘 키우려면 은행이 여성 인력을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 여성도 스스로 만든 '유리천장'에 갇히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나온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는 "직원 구성비나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여성 인력을 적극 육성·활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여성도 가계대출, 영업점 출납처럼 야근이 많거나 사후관리가 까다로운 업무를 피하지 않고 자기계발도 꾸준히 해야 스스로 유리천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충고했다.
cindy@yna.co.kr ahs@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