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은 당국 방침에 '어깃장'…대출수수료 인상

입력 2013-02-27 08:01
SC·씨티銀 중개수수료 인하 방침 무시…"법률개정 맞춰 내리겠다"



대출 중개수수료를 내리려는 당국의 대책에도 외국계 은행들은 수수료를 되레 올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농협·외환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신용대출 중개수수료는 지난해 3분기 0.84%에서 4분기 0.79%로 0.05%포인트 하락했다.



대출 중개수수료는 금융회사가 대출자를 소개한 중개업체 또는 중개인에게 주는일종의 '수고비' 개념으로, 대출금리에 직·간접 영향을 준다.



시중은행들은 대출자의 금리 부담을 덜기 위한 금융당국의 정책에 맞춰 대출 중개수수료를 낮췄다.



금융당국은 수수료 인하를 촉진하도록 지난해 3분기부터 수수료 비교 공시제도를 운영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비용 구조를 분석해보니 대출 중개수수료를낮추면 대출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중개수수료 인하를 추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 등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은행들은 당국의 이런 방침과 반대로 움직였다.



SC은행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는 지난해 3분기 2.29%에서 4분기 2.42%로 0.13%포인트 높아졌다.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도 같은 기간 1.72%에서 1.77%로0.0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4분기 담보대출 중개수수료도 SC은행이 0.41%, 씨티은행이 0.36%로 5개시중은행의 평균(0.26%)을 훌쩍 웃돌았다.



이들 외국계 은행은 중개수수료 수준 자체가 일반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 수수료를 내리라는 당국의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수료를 큰 폭으로 올린셈이다.



금융위는 지난 22일 대출금액별로 모집 수수료 상한선을 차등하여 두는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한 상태다. 대출금액 기준으로 500만원 이하는 5%, 500만~1천만원은 3%, 1천만원 초과는 1%가 각각 상한선이다.



은행권에서 중개수수료가 가장 높은 SC은행 관계자는 "대출모집을 은행 내부조직과 외부 위탁법인으로 운영하는데,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드는 위탁법인 비중이커진 탓에 수수료가 높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점포가 적다 보니 대출모집에 기댈 수밖에 없어 중개수수료가높다"며 "대부업법 시행령 시행에 맞춰 대출 중개수수료도 낮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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