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10년' 우리카드 분사로 시장 대격돌>

입력 2013-02-22 16:19
"10년 전 퇴출당한 카드사 모두 개명후 재대결 형국"



우리카드 분사로 카드 시장에 대격돌이 예상된다.



카드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경영 여건마저 나빠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10년전 카드 대란이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우리카드 분사를 승인했다. 우리금융은다음달 카드 사업 부문을 '우리카드'라는 이름의 전업 카드사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전업 카드사는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029780], 현대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에 이어 8개로 늘어난다.



불과 2년여 만에 전업 카드사가 3개나 늘어난 셈이다. 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가은행 계열에서 카드 부문이 분사할 때도 과열 경쟁 지적이 많았으나 금융 당국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 듯했다.



이들 카드사는 2003년 카드 대란의 중심에 있었으나 규제가 풀리자 슬그머니 시장에 모두 재진입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2003년 카드 대란으로 퇴출당한 카드사들이 모두 이름을바꾸고 다시 무대에 올라 재대결을 펼치는 형국이 됐다"고 꼬집었다.



우리카드는 전업 카드사로 출범하고서 체크카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했으나카드업계에는 믿지 않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카드업 속성상 체크카드만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아 결국 신용 대출과 카드 상품판매를 놓고 기존 카드사와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일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분사한 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도 공격 마케팅을 벌이면서 카드사 간시장 점유율 경쟁이 격화했다.



카드 모집인을 이용한 대규모 고객 끌어들이기 사태까지 벌어져 금융 당국이 불법 카드 모집인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카파라치' 제도까지 도입했다.



지난해 2분기 이용실적 기준 시장 점유율은 신한카드가 20.8%로 1위였고 삼성카드(14.18%), 현대카드(13.3%), 국민카드(12.7%) 순이었다. 롯데카드는 8.8%, 농협카드는 6.78%, 하나SK카드는 3.8%, 외환카드는 2.8%로 분점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시장 점유율이 6.3%라 전업 카드사로 진입하면 롯데카드, 하나SK카드와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문제는 현 카드 시장 구조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전업 카드사가 지나치게 많아 경쟁이 치열한데다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다 각종 신용 대출 규제까지 강화돼 카드 산업이 더는 '블루오션'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라면 전업 카드사가 3~4개로 충분하다"면서 "카드사가 많아질수록 출혈 경쟁이 심해져 제2의 카드 대란을 불러올 수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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