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간재 산업이 급성장한 탓에 경쟁 관계의 한국 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복득규 연구전문위원 등은 14일 '중국 부품ㆍ소재ㆍ장비ㆍ소프트웨어(SW) 산업의 경쟁력 및 생태계 분석'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대(對) 중국 수출의 약 50~60%가 중간재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그 중간재를 가공해 선진국에 파는 거래가 많다.
그러나 중국 중간재 산업의 경쟁력이 빠르게 강화하면서 우리의 대 중국 수출이위축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중간재를 조달하는 비중은 2005년 40.7%에서2010년 62.4%까지 확대했다.
복 위원은 '무역특화지수'를 이용해 중간재(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에서 중국의추격세를 가늠했다. 이 지수는 양국의 비교우위 수준을 보여준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중국 소재산업의 73개 세부품목 가운데 53개가 대(對) 한국 무역특화지수가 개선됐다. 이중 섬유, 비금속, 1차금속은 이미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을 추월했다.
중국의 부품산업은 90개 품목 가운데 62개 지수가 나아졌다.
특히 컴퓨터와 사무기기부품은 한국, 일본을 모두 제쳤다. 41개 품목 중 26개가기술격차를 줄인 중국 장비산업에선 10년간 경쟁력이 상승한 품목 수가 17개로 우리(14개)를 능가했다.
이는 거대한 중국시장 덕분이다.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제품 현지 조달, 개발 현지화 등을 추진하며 중간재 기업의 역량을 높여줬다.
복 위원은 "중국 중간재 산업의 경쟁력 상승은 우리 수출에 타격을 주고 신산업초기 단계부터 경쟁을 심화시킨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는 필연 과정이므로 이참에 새로운 한중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업은 중국 내수용 제품의 중간재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정부는 인프라 개선과 해당 인력 양성에 노력해 우리 중간재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주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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