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하세요'…금융권 30년 만에 공동캠페인(종합)

입력 2013-02-06 09:06
<<캠페인 일정 변경 및 저축률 높이기 참여 금융사 추가>>은행ㆍ보험ㆍ증권 '저축률 높이기' 총력전가계부채ㆍ저금리ㆍ저성장에 효과는 미지수



경기 침체 장기화의 악재 속에 저축률이세계 최하위로 떨어지자 금융권이 30여 년 만에 '저축 권장하기' 공동 캠페인에 나선다.



한 나라의 경제를 움직이는 근간이며 금융권의 젖줄인 저축이 줄어든 데 대해금융권이 너나없이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저축은행중앙회는 오는 8~9일 서울역 등에서 세제 혜택이 있는 저축 상품을 소개하는 홍보물을 배포하면서 국민의 협조를 당부할 계획이다.



용산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동서울터미널, 남부터미널 등에서 저축 상품을안내하는 자료를 10만장 정도 뿌릴 예정이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삼성생명[032830], 교보생명, 삼성화재[000810],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금융사들은 저축 유도 상품을 일선 창구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해저축률 제고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권이 단합해 저축률 끌어올리기 캠페인을 한 것은 개발연대인 1980년대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우리나라 총저축률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30.4%를 기록하면 1982년 3분기(27.9%) 이래 가장 낮아졌기 때문이다. 총저축률이 낮아지면 국내에서 투자자금을 충분히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총저축률을 까먹은 주범은 개인 저축률이었다. 1988년 총저축률에서 개인저축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13.5%에 불과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최저 수준인 우리나라 가계 저축률이 앞으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한 금융협회 관계자는 "금융 당국을 포함해 금융협회들이 저축률이 너무 떨어지자 위기감을 느끼고 공동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저축 관련캠페인을 해보는 거라 씁쓸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이번 캠페인에서 저축률 제고를 위해 자산 형성, 노후 대비, 생계 지원, 건강관리로 나눠 다양한 저축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이자, 배당소득, 비과세 등 세제 혜택과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상품으로는 재형저축, 세금우대 저축, 장기 저축성 보험, 물가 연동 국채를 추천할 계획이다.



오는 3월 출시될 재형저축이 급여소득 5천만원 이하면 분기별 300만원 이내 가입이 가능하며 비과세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재형저축이 최근 절판된 즉시 연금 못지않게 올해 상반기최대 히트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재형저축만 대박 나도 저축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정 나이가 넘으면 연금으로 지급돼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는 저축상품으로는 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연금 저축과 연금보험을 권유할 예정이다.



연금 저축은 연간 1천800만원 이내로 가입할 수 있으며 연간 400만원 이내에 소득 공제 혜택이 있고 연금 소득과 분리 과세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저소득층의 자활을 지원하는 생계 지원 저축 상품은 생계형 저축을 제시할 방침이다. 60세 이상 장애인이나 독립유공자 등이 대상이며 총액 3천만원 이내에 비과세혜택이 있다.



저렴한 보험료로 의료비를 지원하는 상품으로는 단독 실손보험이 소개된다. 70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연간 100만원의 소득 공제가 있다.



문제는 이런 금융권의 저축 호소가 국민에게 먹힐 수 있느냐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 속에서 저축을 통한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집값 하락 등으로 하우스푸어가 속출해 주택담보 대출금 갚기도 버거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자산 가치 하락으로 주머니가 텅 빈 상황에서 저축을강요한다고 실효를 얼마나 볼지 솔직히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유용한 저축 상품을소개해 국민에게 가입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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