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가입 '열풍'…은행 창구 판매 중단

입력 2013-02-04 16:15
'비과세 막차 타자'에 묻지마 고객까지 가세



이달 중순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즉시연금 가입이 폭증하면서 은행 창구 판매가 모두 중단됐다.



일부 은행과 보험사의 절판 마케팅으로 '묻지마 고객'까지 몰려들어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 1위 삼성생명[032830]은 4일 즉시연금의 은행창구 판매를 중지했다. 2월 들어 하루 만에 5천200억원 정도 팔려나간 데 이어 4일오전에는 은행 창구 문을 열자마자 800여억원어치 계약이 쏟아져 월 소진 한도인 6천여억원을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달 세법 개정이 어떻게 될지 눈치를 보다가 2억원 초과상속형 즉시연금에 과세한다는 방침이 정해지자 가입이 폭주했다"라면서 "2월 1일하루에만 5천억원 넘게 들어와 더는 은행 창구에서 받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한생명은 지난 1일 은행 창구를 통한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했고 KDB생명도 4일 동참했다.



즉시연금 가입액은 이같은 폭발적인 판매로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3조원을 넘어섰다.



은행 창구 가입이 막혔다고 즉시 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건 아니다. 보험설계사를 통하면 오는 14일까지는 가입할 수 있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집어넣고 매달 월급처럼 연금을 받는 금융 상품이다. 정부가오는 15일부터 상속형 즉시 연금은 2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가입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문제는 즉시 연금 가입자의 80% 이상이 2억원 이하여서 대부분 세법 개정과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일부 은행과 보험사가 고객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즉시 연금 가입을 부추겼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으로서는즉시연금 판매 수수료가 높아 '절판 마케팅'을 충분히 할 만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노후 대비용 즉시연금이 절실한 50대 중후반보다는 30~40대가 몰리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즉시연금은 재테크용이 아니라 은퇴 이후를 대비한 노후용상품"이라면서 "장기 상품인데다 중도 해지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필요하다"고 말했다.



즉시연금으로 뭉칫돈이 들어오는 게 보험사로선 반드시 좋은 일만은 아니다.



단기적으로 보험사에 실적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으나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에서즉시 연금 가입자에게 보장한 금리만큼 투자 수익을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역마진'으로 인해 보험사가 경영 압박을 받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런 부작용을 우려해 교보생명은 지난 9월부터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악재 속에서는 즉시연금으로 약속한 금리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즉시연금에 변동 금리가 적용되더라도 시중은행처럼 바로 낮아지기 어려워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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