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있음.>>환차손 우려에 두달만에 33억弗↓…환율하락 부추겨
지난해 10월까지 사상 최대치를경신하며 급증했던 국내 외화예금이 최근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환차손을 우려한 기업들이 달러를 인출해 팔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거주자 외화예금은 지난해 10월 393억9천만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이래 11월 383억8천만달러, 12월 360억3천만달러로 2개월 사이 33억6천만달러(8.5%ㆍ한화 3조5천억원 상당) 감소했다.
거주자란 국내에 주소를 둔 법인이나 국내에 1년 이상 거주한 내ㆍ외국인을 말한다.
정부가 지난해 6월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외화예금 확충 3단계 방안을 발표한이후 외화예금은 4개월간 59억1천만달러(17.7%)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갈아치웠다.
물론 정부의 정책적 의지뿐 아니라 당시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하면서 기업의 수출대금 예치 수요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별로 보면 외화예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외환은행[004940]은 지난해 8월 120억7천만달러로 정점에 오른 뒤 하락세로 반전, 이후 4개월간 20억1천만달러(16.7%)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11월 62억4천만달러까지 올랐다가 12월에 4억3천만달러(6.9%) 줄었고, 국민은행은 7월 45억6천만달러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이후 5개월간 10억4천만달러(22.8%)나 빠졌다.
지난해 말로 접어들면서 외화예금이 감소한 것은 일차적으로 환율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유럽중앙은행의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OMT),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차 양적완화, 일본 중앙은행의 자산매입기금 확대 등 선진국의 잇단 '돈 풀기'로 원ㆍ달러 환율은 11월 16일 달러당 1,092.2원에서 12월28일 1,070.6원으로 한달반 만에 21.6원 내렸다.
신한은행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이 더 빠질 것 같으니 환차손 우려로 외화예금을 빼서 원화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중순에 정부의 외화예금 정책으로 기업들이 외화예금을 많이 쌓아뒀는데, 환율이 내리니 기업들이 쌓아뒀던 외화를 내다팔며 환율 하락을 더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이 외화예금에 대한 수요를 줄이기도 했다. 외화예금은 리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리보금리가 9월까지 오르다가 하락하니 외화예금으로 운용하려는 욕구가 사라졌다"며 "외화예금은 기업의 대외결제성 자금인 만큼 장기간 보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말 요인' 때문이란 설명도 있다. 기업들이 연말에 외화 결제수요가 많다 보니 인출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1월, 12월엔 수입대금 인출이 수출대금 예치보다 많아져외화예금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1월 되면 감소폭이 줄거나 다시 상승하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월에도 외화자금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환율 하락이 계속되면 외화예금의 추가적인 감소가 우려된다.
외환ㆍ우리ㆍ국민ㆍ하나 등 시중은행 4개사의 외화예금은 1월 14일 현재 212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12월말과 비교해 11억4천만달러(5.1%) 줄었다.
외화예금의 감소폭은 지난해 11월 5억5천만달러(2.3%), 12월 10억9천만달러(4.6%) 등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과 외화예금 변동 추이는 중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1월 말까지 흐름을 봐야 외화예금 감소가 환율 영향을 받은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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