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예산동결 효과' 알면 경제위기 해법 보인다>

입력 2013-01-17 08:01
최광 前 복지장관 "위기 빌미로 추경 편성해선 안돼""종부세 부활ㆍ부가세율 인상ㆍ'죄악세' 도입 필요"



새 정부가 경제위기를 빌미로 추가경정예산 카드를 꺼내 들지 말아야 한다는 전직 장관의 제언이 나왔다. 국민 혈세를 낭비할 뿐위기 극복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세출 낭비를 없애면서 재원을 조달할 최고의 방법은 예산 동결이라는 대안도 제시했다. 실제로 1984년 예산을 전년도 수준으로 묶고서 급등했던 도매물가 상승률이안정됐고, 만성적인 국제수지 적자는 흑자로 돌아섰다.



최광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새 정부에 바라는 재정개혁 방향' 토론회를 하루 앞둔 1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문민정부 말기인 1997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일한 최 교수는 높은 청년실업률,소득 양극화, 가계부채 증대 등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저성장의 장기화로 진단했다.



우리 경제가 오래전부터 저성장의 늪에 빠진 탓에 적어도 4%대 성장률로 회귀해야 각종 현안이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실질경제성장률은 김대중 정부(1998년 외환위기 제외) 7.7%→노무현정부 4.3%→이명박 정부(2008~2010년) 2.9%로 줄곧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새 대통령에게 성장률 하락세를 반전시킬 획기적인 조치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장기간의 구조조정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노력보다는 당의정(糖衣錠)에불과한 단기 경기부양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위기를 빌미로 추경을 편성하는 등 정부지출을 계속 늘리는 것에도 강하게반대했다. 기대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국민 혈세를 낭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국가 예산이 방대하고 민간부문에 원칙 없이 개입하는 '큰 나라'는언제나 난관에 봉착한다"고 경고했다.



추경을 제외한 저성장 해법으로 기업의 투자활성화를 꼽았다. 한국으로 세계 자본과 기술이 몰려 투자가 일어나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나라 전체를 경제특구화하면외국 우량기업을 유치하고 국내기업의 이탈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충당할 방안으로는 ▲기존 조세의 세원확대 ▲비과세ㆍ감면 축소 ▲공기업ㆍ정부사업 민영화 ▲예산동결 등을 제시했다.



현행 세출의 낭비를 없애면서 재원을 조달할 최고의 방법은 예산 동결이라고 설명했다. 한 해 예산을 묶으면 약 10~15조원이 확보된다고 추계했다.



우리나라는 1984년 예산을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한 것이 유일하다. 이 조치로 1980년 38.9%였던 도매물가 상승률은 1986년 -2.2%로 안정됐고, 만성적인 국제수지적자는 흑자로 돌아섰다.



종합부동산세는 원래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 세수는 2조원 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5~10년에 걸쳐 세 부담을 서서히 올리며 정상화할 것을제안했다.



최 교수는 "부동산의 취득과 이전에 세 부담이 낮아야 경제활동이 촉진되고, 보유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금을 물려야 부동산 가격 상승이 억제된다"며 "참여정부가 도입한 종부세는 효율성과 형평성 면에서 매우 훌륭했다"라고 강조했다.



부가가치세율 상향 조정도 주문했다. 현행 10%보다 2%포인트 높이면 10조원의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부가세 간이과세제도에는 반대했다. 간이과세자는 연간 매출액이 4천800만원 이하인 영세사업자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아도 돼 지하경제를 키울 여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술ㆍ담배ㆍ휘발유 등에 개별소비세를 50% 더 걷는 방안도 내놨다. 다른 경제주체에 나쁜 영향을 주는 외부불경제 품목에 '죄악세'를 물리는 개념이다.



세수확대 방안으로는 ▲소득세 면세점 동결 ▲자산소득, 금융소득 과세 강화 ▲종합부동산세 강화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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