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갑작스런 인수위 업무보고 뭘 담을까>

입력 2013-01-16 18:06
경기전망, 통화정책 방향, 고환율 대책 설명할 듯



한국은행이 18일 오후 긴급회의를 잇달아 소집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업무보고를 하라고 갑작스레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당초 한국은행 보고는 받지 않을 계획이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9일 부처 업무보고 일정을 설명하면서 "한은에서보고받을 필요가 없어 완전히 배제했다"고 발표했다.



그런 윤 대변인이 일주일만인 지난 16일 "부처의 업무보고가 끝남으로써 18일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 한은의 의견청취를 하기로 했다"며 기존 견해를 뒤집었다.



정부 부처가 아니지만 한은이 경제 정책의 핵심 분야인 통화정책 업무를 담당하므로 금년도 대한민국 경제 상황과 주요 이슈를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배경 설명도 했다.



한은은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매우 당황하는 모습이역력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인수위가 일하다 보면 궁금한 게 생기고 새로운 토픽 나오면 그 사항의 의견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충분한 답변을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중수 한은 총재가 14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계기로 인수위 태도가 바뀐게 아니냐는 추론이 있다.



김 총재는 당시 "금융정책, 재정정책 등은 같이 갈 때 효과적"이라며 새 정부의경제정책에 적극 발맞추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상반기 경기부양을 검토 중인 새 정부로서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지원이 있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 때마침 한은이 그 신호를 보냈다는 해석도 있다.



한은과 새 정부의 밀월시대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측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한은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기전망, 통화정책 방향, 원화 강세 대응 전략, 금융소외계층 지원 방안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설명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8%로 종전보다 0.4% 포인트 낮췄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세와 내수 침체의 골이 깊다는 게 이유였다.



업무보고에서는 최근 급격한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대책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총재는 14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스무딩 오퍼레이션(환율 미세조정ㆍsmoothing operation), 외환건전성 조치' 등 시장개입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은 총재가 환율을 놓고 시장개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위 업무보고 시간이 2시간이나 되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며 "부총리급으로 격상된 기획재정부와 거시 및 통화정책의 정책공조 가능성이 예견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은은 "앞선 정부의 인수위에서도 업무보고를 했다"며 과도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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