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산적한데…" 통상정책 추진 차질 불가피할 듯>

입력 2013-01-16 10:23
FTA 연쇄 협상과 WTO 사무총장 선거에 악영향 우려



정부 조직 개편으로 산업통상자원부로 통합될통상교섭본부의 각종 현안이 방향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교섭본부는 16일 이시형 통상교섭조정관이 주재하려던 정례브리핑과 오찬을취소했다. 정부 조직 개편으로 상당한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신경쓰는 듯한 움직임도 보였다.



외교부는 이날 차관 주재 간부회의를 열었고 통상교섭본부는 본부장 주재회의에이어 실국별 회의를 잇달아 개최해 정부조직개편안이 확정될 때까지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업무에 주력하라고 당부했다.



한 관계자는 "당분간 조직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할 일이 많은데 통합부처의 업무분담과 조정을 해야 하고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므로 그때까지 일이 제대로 돌아갈지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지식경제부로 합류하는 직원들이 세종시 청사로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문제도변수다.



3~5년 이상 통상 쪽에서 근무해온 직원과 간부가 외교부 잔류를 희망하거나 다른 기관으로 빠져나가면 업무 추진이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통상교섭본부 직원 150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외교부 소속이다.



올해는 주요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작년 11월 협상개시선언을 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아세안+6개국간의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대표적이다. RCEP은 3,4월 중 첫 회의가 열리고 한·중·일 FTA도 곧 본협상 개최를 위한 사전 협의를 한다.



한·중 FTA는 5차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캐나다 등과의협상도 있다. 미국과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 개선안을 놓고 한 자리에 앉는다.



통상교섭본부의 FTA 실무자는 "FTA를 비롯해 통상 현안을 다루려면 현지 외교관의 도움이 필요한데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모든 게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박태호 본부장의 선거전략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 본부장은 현재 호베르토 아제바두 WTO 주재 브자질대사, 에르미노 블랑코 전멕시코 통상장관, 마리 엘가팡에스투 인도네시아 관광경제장관 등과 함께 출마한 9명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달 29~30일 제네바에서 개최될 WTO 일반이사회에서 사무총장 후보로서의 정견발표와 질의·응답을 시작으로 석 달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거쳐 4~5월 중 사무총장이 결정된다.



사무총장 입후보 등록의 주체가 국가여서 박 본부장이 후보를 사퇴할 가능성은없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본부장직을 그만들 수밖에 없어 현직이 아닌 전직 신분으로 운동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게다가 향후 정부조직개편, 새 정부 출범, 인사 등 빠듯한 일정으로 다른 후보와 경쟁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직원은 "통상교섭본부가 하는 일 가운데 산업과 관련된 것은 20~30%에 불과하고 여러 부처의 업무를 종합하고 조정하는 역할이 대부분"이라며"지경부와 몸을 섞으면 자칫 통상정책의 근간이 흔들릴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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