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이색 사회공헌'…독립유공자 후손 발탁인사>

입력 2013-01-10 08:00
별도 심사 거쳐 과장ㆍ차장으로 각각 승진



하나은행이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승진 혜택을 부여했다.



보훈대상자를 채용 때 우대하는 것은 관행이지만 승진 심사에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 이 제도가 다른 은행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10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달 진행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인행원급 직원 1명이 책임자급(과장)으로, 책임자급 직원 1명이 관리자(차장)급으로승진했다.



하나은행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애국지사'의 손자녀를 일반 직원과 별도로 심사해 승진 대상자를 가렸다.



애국지사는 일제 국권침탈 전후로부터 1945년 8월14일까지 항일운동을 한 이들가운데 건국훈장이나 건국포장, 대통령 표창을 받은 사람을 지칭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 우대를 했지만 승진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별도심사를 한 것은 처음이다"라며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례가 많아 이들을 예우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승진자 가운데 1명은 항일학생결사단 '건아단'에 참가해 농민 계몽 운동을 한공로를 인정받아 1980년 대통령표창과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독립유공자의손자다.



다른 1명은 조부와 증조부, 고조부 등 3대가 의병활동이나 상하이 임시정부 활동을 한 점을 공로로 건국훈장 국민장과 건국훈장 독립장 등을 받았다.



은행 측은 "독립유공자 유족인 직원이 많지 않아 인사 때마다 따로 심사하지는않겠지만 앞으로도 상황을 봐서 별도 심사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는 3대가 패가망신한다는 독립유공자 유족을 우대한 이번 조치를 민족정기 확립과 사회적 공헌이라는 차원에서 환영하는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반론도있다.



경쟁이 치열한 승진 과정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는 이유로 혜택을 받는다면다른 직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런 현상을 우려한 듯 승진심사 때 독립운동가 자손을 우대하지 않기로 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 담당자는 "승진이라는 것은 철저하게 업무능력을 평가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업무성과를 기준으로 인사를 해야 승진하지 못한 직원의 불만을 최소화하고 인사의 형평성과 객관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