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입력 2013-01-08 04:55
"'10억달러 수출탑' 대신 '1만명 고용탑'을 만들 때입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8일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선순환의 고리'를 찾으려면 은행을 포함한 기업들이 적정한 이윤을 내고 이런 이윤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은행권 채용상황 공개제 추진 상황은.



▲2012년 말 기준으로 각 은행이 몇 명을 고용하고 있는지 직군 별로 파악 중이다.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보도자료를 내든지 할 계획이다. 개별 은행들이 부담을갖더라도 그 정도는 할 생각이다.



기업의 제일 큰 사회공헌은 젊은이들 취직 많이 시켜주는 것이다. 이제는 '10억달러 수출탑' 대신 '1만명 고용탑'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 줄여서 이익 내는 것은 안된다. 고용 많이 해준 기업을 찾아 훈장을 줘야 한다.



--올해 금융권 채용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이 포화 상태라 일자리를 많이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데 은행이 수익을내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일자리 창출이) 더 어렵다.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이 서민이든 중소기업이든 돈을 많이 빌려주게하고 싶으면 자본시장에서 은행이 싼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적정한 수익을 내야한다. 지속 가능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정도로 수익을 내고, 들인 밑천에 대해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줘야 일자리도 생기고 투자도 이루어진다.



--최근 무기계약직 사원의 정규직화에 대한 의견은.



▲(기간제) 계약직이 정규직과 다른 것은 2년을 근무하면 해고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고용을 보장해 주는 것이 무기계약직이다. 정규직과 (고용 형태 상의)차이가 없다. 무기계약직은 텔러 직군의 정규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굳이 '무기계약직'이라는 용어를 쓸 필요가 없다. 무기계약직을 정규직화한다는 것은 아예 직군을 바꾼다는 말이다.



--금융권의 하우스 푸어 지원에 대한 견해는.



▲가계부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소득이 줄어 빚을 갚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리금 상환 부담을 일부 덜어줘 가계부채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선순환의 고리'를 이용한 해결방법이 아니다. 비닐에 얼음 넣어서 머리에 올려주는 대증요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물론 빚을 일부 탕감해주면 (채무자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트러스트 앤드리스백 등 기존에 은행이 이용하는 매커니즘이 있으면 그건 은행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일자리를 만들고 장사 잘되게 할 시간을 벌고자 기존 제도를 보강하는 것은좋다. 하지만 재정을 투입해 부채를 탕감해주면 (금융의) 기본 질서를 무너뜨리고모럴 해저드를 유발할 수 있다.



--금융노사가 공단협에서 결의한 사회공헌 추진 상황은.



▲노사 양측이 의견을 내놓고 협의 중이다. 금융노조의 의견에 따라 만든 기금이니 노조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고 한다. 금융노조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를 지원하기를 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더 어려운 계층, 예를 들어 대학에 가지 못하고 취직을 위해 애쓰는 아이들을 도와줬으면 한다. 하우스 푸어보다 하우스리스 푸어를 걱정해야 하는것과 비슷하다.



--금융지주사의 저축은행 인수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은행 대출은 곤란하지만 저축은행 대출이 가능한 고객을 상대로 연계영업을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사업 모델이 독립된 저축은행을 더 어렵게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조달비용이 더 낮은데, 싼 금리로자금을 조달하고 대출해주면 나머지 저축은행들은 어떻게 먹고 살겠나.



당장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야 할 금융지주사가 할 사업으로는 적절치 않다.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은.



▲동북아 금융중심지 구상 전략이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에 실종되다시피 했는데 이를 되살렸으면 한다. 한국 경제는 발전했지만 금융산업은 낙후돼 있다. 금융산업을 발전시키지 않으면 고용도. 성장도 어렵다.



국내 기업이 전 세계를 돌며 공장을 지을 때 우리나라 은행들은 여기에 필요한금융 서비스를 하지 못했다. 금융회사의 역량을 키워야 실물경제를 뒷받침할 수 있다.



cindy@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