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예측 팽팽, 새 정부와의 정책조율 방향도 관심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팽창으로 원화 절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또 정권초 경기부양에나설 가능성이 큰 새 정부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조율 방향도 관심거리다.
이번 회의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인하'와 '동결'로 팽팽히 맞선다.
인하를 주장하는 측은 주요국의 양적 완화와 원화절상 추이에 한은이 금리를 내려 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정부 예산 조기집행과 대외경기 경기호전을 들어 동결을 점치는 주장도 만만찮다.
◇"외자유입ㆍ원화절상 움직임에 한은 나설 것" 기준금리 인하 쪽에 무게 중심을 둔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2.75%)보다 0.25%포인트 낮은 2.50%로 하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데다 미국의 재정절벽 협상 타결이 가시화하며글로벌 유동성이 한국과 같은 고위험ㆍ고수익 국가로 밀려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통화정책 때문에 원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다"며 이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임 진 연구위원도 "단기 유동성에 대한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가있지만 이는 (자본통제로 보일 수 있는) 문제가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거시적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 역시 아직 부양이 필요하다고 봤다. 최근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며 이보다 더 내려갈 위험이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도 3일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통화신용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임 연구위원은 "정부의 3.0%는 (상반기 예산 조기집행 등) 정책 의지를 포함한것으로 실제론 2년 연속 2%대 저성장이 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책임연구원도 "여전히 높다 할 수 없는 성장 전망을 생각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이달까지 동결한다면 금리를 낮출 기회는 물 건너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할 만큼 경기 악화 아냐" 반면에 이달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지난해 7월, 10월에 이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할 정도로 경기상황이 '최악'에이르지 않았다는 분석에서다.
우리투자증권[005940] 박종연 연구원은 "지난해 7월, 10월엔 경기가 한은의 예상보다 급격히 침체하는 상황이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며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으로도 경기부양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001500] 이정준 연구원은 "경제전망이 하향조정될 순 있지만, 지난해 하반기 저점 이후 올해 대외환경이 개선되며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방향성 자체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가 상반기에 예산 71.6%를 조기 집행하며 경기 활성화에 나서는 점이기준금리 조정을 미룰 수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원화절상 압력을 완화할 필요는 있지만, 그 답은 기준금리 인하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금리 조정으로 원화절상 압력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과연 0.25%포인트인하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불확실한 효과를 위해 기준금리 여력을 소진하기엔 대가가 크다"며 "차라리 거시건전성 규제가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도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일부 위원이 양적완화를 조기종료 하자고 주장했다. 원화절상이 자연적으로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말했다.
기준금리 결정과 같은 날 발표되는 2013년 경제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은이기존 성장률 전망치 3.2%를 소폭 낮출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러나 경제에 주는 충격을 고려해 2%대까지 내려 잡진 않을 것이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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