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올해 업계에 최악 시련 예상"

입력 2013-01-04 04:55
"모바일 선도 카드사 손실 제일 클 것""삼성과 표절시비, 메시지 전달로 충분"



카드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올해 카드업계에 최악의 시련이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모바일 카드를 선도하는 카드사는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4일 연합뉴스와 신년인터뷰에서 올해 "올해 경영여건이최악의 해라는 점은 확실하다"면서 "조직과 인원의 효율화를 매우 중시하지만 이런수동적인 효율화와 절감이 돌파구나 전략이 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올해부터 연매출 단위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가 도입돼 수수료 수익이 대폭 감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위기감을 나타냈다. 신용판매 위주의 운영이라는 카드업 본연의영역이 흔들린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카드는 2012년 12월 31일부로 고객 편의를 위해 설치한 종합서비스센터 '파이낸스숍' 24개를 8개로 통폐합해 운영하면서 경영 효율을 꾀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올해 단기 손익이나 점유율에 신경 쓰지 않고 몇 년 후를 내다보는사업구조 변경을 모색할 계획이다.



모바일카드 시장에 서둘러 진출하는 데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정 사장은 "모바일카드 시대가 궁극적으로 올 것으로 생각하고 다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만 여러 장애요소 때문에 그 시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모바일카드는 작은 규모 위주로 지급이 이뤄질 텐데 이는 모바일카드에 제일 선도적인 카드사의 손익이 가장 나빠진다는 뜻이라는 설명도 했다.



회원들이 모바일카드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심리적인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모바일 선도사인 비씨카드와 하나SK카드를 암시한 것으로 무분별한 모바일카드 시장 진입이 경영 악화의 부메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지난해 삼성카드[029780]와 벌인 표절 시비 공방에 대한 견해도 처음으로 털어놨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삼성카드가 최근 출시한 '삼성카드4'가 '현대카드 ZERO'를 표절했다며 발급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후양사 간에 언쟁이 붙었고 금융 당국의 중재로 중단됐다.



정 사장은 "삼성카드와 문제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다른 카드사는 그런 경우가 거의 없으나 대처 방안은 사례별로 다르며 우연히 상품에서 유사점이 발견됐을 때는 서로 소모적인 시비를 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대 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야망도 크다.



올해 신상품을 출시하며 보험사업에 뛰어든 현대라이프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과 함께 '현대 금융 형제' 반열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대라이프 이사회 의장인 그는 최근 트위터에 "3년을 추진해온 보험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생명보험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작업을 해야겠다"는 글을 올렸다.



현대라이프가 현재 생보업계 최하위권이지만 현대카드가 가진 마케팅 노하우 역량을 투입해 보험 판도를 흔들어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글로 해석된다. 보험업계에 '정태영발 태풍'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라이프는 현대카드와 유사한 '간단 명료하면서도 고객에 최상 서비스'라는이미지를 앞세워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올해 시장을 파고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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