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솔루스첨단소재, 고점 대비 60% 넘게 하락
주가 하락에 매각가격 협상 난항…인수금융 재무약정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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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회인 기자 =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투자한 상장사들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보유 지분의 평가가치가 줄어드는 데다 향후 투자금 회수와 인수금융의 재무약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4.11포인트(6.02%) 내린 5,059.69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하락 폭은 1,944.05포인트(27.7%)에 달한다. 이 기간 주가가 오른 종목은 334개에 그친 반면, 하락한 종목은 2천417개에 육박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반기 가파르게 상승했던 국내 증시는 최근 AI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압승으로 인한 데이터센터 지연 우려 등이 겹치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PEF 운용사가 투자한 상장기업들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020150]는 지난 5월 8만3천100원까지 올랐지만 6일 3만2천100원에 거래를 마쳐 고점 대비 61.4% 하락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9년 스페셜시츄에이션2호펀드를 활용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전신인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법인에 3천억원을 투자했는데 그 당시 주가는 14만원을 웃돌았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투자한 솔루스첨단소재도 같은 기간 1만6천900원에서 6천350원으로 62.4% 떨어졌다. MBK파트너스가 소수 지분을 투자 중인 케이뱅크[279570]는 상장 당일 9천880원까지 치솟으며 공모가 대비 약 19% 상승했으나 지난 6일 5천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48.3%에 달한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투자한 한샘[009240]도 6일 3만9천950원에 마감했다. 한샘 주가는 지난 6월 52주 최저가인 2만8천3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상반기 상승장에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IMM PE는 2022년 약 1조4천500억원을 투입해 한샘의 경영권 지분 27.6%를 인수했는데 이 당시 책정한 주당 인수 가격은 22만1천원이었다.
PEF 운용사는 기업의 경영권이나 지분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거둔다.
그러나 상장기업은 실적이나 사업 전망뿐 아니라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와 수급 상황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만큼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무관하게 보유 지분의 평가 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주가 하락이 곧바로 투자 손실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지분 매각을 추진할 때 기업가치 평가와 매각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실제로 지난 8월 웰투시인베스트먼트·소시어스PE 컨소시엄이 추진한 방산 기업 엠앤씨솔루션[484870] 경영권 지분 매각 협상은 주가 하락에 따른 기업가치 평가 부담 등이 겹치면서 무산됐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약 3만8천원이었던 주가가 계약 조율 단계에서 1만6천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매각가 협상과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3월에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전문 기업 레뷰코퍼레이션[443250]도 이란 전쟁 격화 우려에 주가가 급락해 당초 인수가격에 반영된 경영권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인수자 측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하락은 투자금 회수뿐 아니라 기존 인수금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PEF 운용사가 상장사 지분을 담보로 인수금융을 조달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담보가치를 유지하기로 약정했다면, 주가 급락으로 추가 담보 제공이나 차입금 일부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해 대출금 전액을 만기 전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실제로 IMM PE는 2023년 한샘 주가 급락으로 인수금융의 담보인정비율(LTV) 유지에 어려움을 겪자 롯데그룹과 함께 1천억원을 추가 투자한 바 있다.
당시 한샘 주가 하락으로 담보가치가 떨어지자 대주단이 추가 담보 확보를 요구했고, IMM PE와 롯데그룹은 각각 572억원과 428억원을 투입해 한샘 지분을 공개매수했다.
이를 통해 대주단으로부터 재무약정에 대한 점검 면제권(웨이버)을 받았지만, 추가 자금 투입 부담은 피하지 못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는 기업가치가 실시간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상장사는 주가에 따라 보유 지분의 가치가 매일 달라진다"며 "이런 부담 때문에 PE들은 상장사 투자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이미 투자한 기업은 공개매수 등을 통해 상장폐지한 뒤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hihell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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