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민주당이 승리한 미국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국제관계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이 시작된 이후 악화일로에 있던 남아공-미국 관계에 대한 개선 의지도 드러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남아공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남아공 지방선거일을 맞아 요하네스버그 하이드파크 고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것을 봤다"며 "미국 국민이 자신들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크고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이번 일이 국제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미 상·하원 지배구조의 변화는 여러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언제나 미국과 좋은 관계를 맺을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남아공도 "주권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자 차원에서 서로의 생각이 모이는 계기가 마련돼 지정학적 문제와 함께 무역과 투자 문제에서도 올바른 길을 찾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적용 대상에서 남아공을 제외하기로 한 결정과 관련해서는 "분명 우리에게 부정적인 일"이라면서도 "우리만 배제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AGOA는 미국이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일방적인 무역 협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는 양자 무역협정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무역과 투자를 저해하는 장벽, 미국의 국가안보 및 외교정책상 이익을 위협하는 관행 등을 주장하며 내년 1월 1일부터 남아공과 르완다에 대해 AGOA에 따른 대미 무관세 혜택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악화했다.
남아공의 토지개혁과 흑인경제 육성 정책,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집단학살 소송 제기 등을 비난하던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3월 에브라힘 라술 당시 주미 남아공 대사를 '외교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해 추방했고, 남아공이 의장국을 맡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도 불참했다.
지난해 5월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라마포사 대통령 면전에서 남아공 백인 농민들이 집단학살과 박해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하며 공개적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남아공 정부는 백인 집단학살 주장을 근거 없는 것으로 일축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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