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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전 정권 임명한 헌재소장 직무정지…야권 "쿠데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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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전 정권 임명한 헌재소장 직무정지…야권 "쿠데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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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전 정권 임명한 헌재소장 직무정지…야권 "쿠데타"(종합)
    "법치회복 위한 사법개혁" vs "전례없는 사태로 경찰국가 전락"
    이원집정부제 체제 속 친유럽 중도 총리·우익 대통령 갈등 폭발


    (서울·베를린=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김계연 특파원 = 폴란드에서 헌법재판소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유럽 중도 성향 정부와 카롤 나브로츠키 대통령의 민족주의 야권 간 정면충돌이 벌어졌다.
    투스크 정권의 사법개혁 과정에서 전임 정권이 선임한 헌법재판소장이 직무에서 전격 배제되자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하는 등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헌재의 안나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은 30일(현지시간) 보그단 슈비에츠코프스키 헌재 소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재판소 운영을 맡겠다고 밝혔다. 헌재 부소장도 함께 직무정지했다.
    정부는 헌재에 경찰을 대거 투입해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의 건물 진입을 막았다.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은 민족주의 우파 진영 법과정의당(PiS)의 전임 정권이 장악한 의회에서 선출돼 임명됐고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은 투스크 정권이 장악한 의회에서 지난 3월 선출됐다.
    폴란드는 총리와 대통령이 권력을 나눠갖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다. 헌법재판관은 의회에서 선출돼 대통령 앞 취임 선서를 통해 임기를 시작한다.
    헌재소장과 부소장의 정직 처분 소식에 아프리카 순방에 나섰던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일정을 중단하고 급거 귀국했다.
    PiS 지지자들은 헌재 앞으로 몰려들었고, 이들 앞에서 우익 정치인들은 투스크 정부가 재판소에 대한 쿠데타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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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추어 복싱선수인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헌재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저지하는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 등과 몸싸움을 벌였다. 여권이 지명한 마치에이 베레크 재판관은 소셜미디어에서 "대통령이 물리적 대립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라파우 레시키에비치 대통령실 대변인은 "권력을 찬탈한 자들이 폴란드 공화국 대통령의 헌재 출입을 막고 대통령의 불가침 권한을 침범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검사를 헌재로 보내 몸싸움 사건을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발데마르 주레크 법무장관 겸 검찰청장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겨냥해 "면책특권의 보호를 받는 사람이 재판관들을 공격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31일 새벽 헌재를 나와 성명을 발표하고 "오늘 밤 폴란드 공화국의 헌정 질서가 훼손되고 헌법기관이 무력으로 장악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에 투입한 공권력 철수를 요구하며 헌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열겠다고 말했다.


    2023년 총선 패배로 투스크 총리의 중도 진영에 정권을 뺏긴 PiS는 민족주의 역사학자 출신인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내세워 투스크 내각과 정국 주도권을 다퉈왔다.
    이번 사태는 헌재를 둘러싼 양 진영의 오랜 정치적 갈등이 극적으로 폭발한 모습이다.
    이 분쟁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PiS 정부가 전 정부 시절 선출된 헌법재판관 자리에 새로운 재판관들을 임명하려 시도한 게 발단이 됐다.
    이후 PiS가 지명한 재판관들이 전체 15명 중 과반수를 차지하게 되자 헌재가 집권 세력에 종속됐다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도 2021년 폴란드 헌재가 독립성과 공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2023년 집권한 투스크 총리의 친유럽 중도 정부는 전임 정권이 훼손한 법치주의를 복원하겠다며 사법부 개혁에 착수했다.

    그러나 올해 초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의회가 선출한 6명의 헌법재판관 중 3명의 취임 선서를 거부했고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도 현 의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들을 인정하지 않았다.
    헌재 소장 직무 정지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든 투스크 총리는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법치주의를 회복하는 건 우리의 의무"라며 "이 과정은 어렵고 때로는 고통스럽기까지 하며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적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외무장관 회의 도중 기자들에게 "헌재는 전 정부 하에서 정치화했다"며 "현재 벌어지는 일은 정식으로 선출된 대다수 판사(헌법재판관)가 헌재를 다시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정당화했다.
    투스크 정부는 PiS 집권 시절 사법부 장악을 주도했다고 지목된 즈비그니에프 지오브로 전 법무장관과 마르친 로마노프스키 전 법무차관을 범죄 피해자 지원금 유용 등 혐의로 수사하며 야권을 압박해왔다. 두 사람은 체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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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S의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대표는 정부의 이 조치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엑스 글에서 "이는 전 세계 어디서도 유례없는 일"이라며 "오늘부터 폴란드는 경찰국가로 변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PiS 정권 하에서 임명된 야쿠프 쿠모흐 주중 폴란드 대사는 이번 일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대법원장도 성명을 발표해 슈비에츠코프스키 소장의 직무 정지 결정과 경찰의 조치에 강력히 항의했다.
    폴란드 헌재는 공식 엑스 계정에 "쿠데타"가 발생했다며, 코르빈-표트로프스카 재판관은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받지 않았기에 임시 소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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