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시 "긴축 효과 나타나기 시작"…경제 상황 평가는 '견조'→'강함' 상향
고유가·견조한 경기 속 물가 불안 여전한데…'중간선거 의식'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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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냈다기보다 추가 긴축에 앞서 경제 상황을 살피기 위한 일시적인 '숨 고르기'로 풀이된다.
지난달 3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연준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했지만, 미·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견조한 미국 경제를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날 FOMC 결정에 앞서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동결할 것으로 대체로 예상해왔다.
연준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통화 긴축에 나섰지만, 이후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추가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시장도 동결을 점쳐왔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와 견조한 미국 경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지만,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 금융 여건이 이미 긴축된 만큼 기존 정책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시행한 통화 긴축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데 압도적인 공감대가 있다"며 "그러나 아직 확고한 결론은 없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금리 인상 이후 일부 기업과 가계의 금융·신용 여건이 긴축됐다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가 적절한 통화정책 방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은 늦추지 않았다.
워시 의장은 "실물경제는 분명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의 물가와 경기 상황만 놓고 보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9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에너지 가격 급등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4.2%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고용시장 악화를 우려해 서둘러 긴축을 멈춰야 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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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역시 이날 성명에서 미국 경제활동이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성명에서 사용한 '견조한 속도(solid pace)'보다 한층 강화된 표현으로, 연준이 미국 경제의 성장세에 대한 판단을 상향했음을 보여준다.
경기가 높은 금리에도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은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여력이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
이날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한 리사 쿡 연준 이사와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2명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16∼20일 경제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4명은 10월 금리 동결을 예상했지만, 응답자 100명 전원이 오는 12월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83%가량 반영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이날 12월 인상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데도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것은 달력에 정해진 특정 날짜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번 금리 결정은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불과 엿새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렸다.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가계의 차입 비용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래드 페이 버지니아공대 금융학 교수는 이번 회의를 앞두고 "경제의 기초 여건을 보면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지만, 선거 직전이라는 시점과 정치적 고려로 인해 연준이 기다리는 쪽을 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워시 의장은 중간선거가 금리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정치는 이번 결정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이틀간 동료들과 회의하면서 정치나 선거에 관한 언급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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