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정치적으로 이용" 비판…유럽·캐나다, 독자 위성망 구축 속도
스타링크 위성 1만1천기 압도적 우위…단기간 내 대체 어려울 듯

(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우크라이나군의 위성통신 서비스 이용에 갑작스럽게 제한을 가한 사건을 계기로 유럽과 캐나다 등 미국 동맹국들이 독자적인 위성통신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사작전에 필수적인 통신망이 민간기업 한 곳의 결정으로 제약받는 상황이 현실화하면서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이 국가 안보의 취약점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이 같은 움직임을 전하며 유럽에서 스타링크에 대한 의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머스크를 향해 "제품을 정치적으로 이용할수록 브랜드에 더 큰 손상을 입힌다"고 비판했다.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은 "(미국이) 하나의 시스템, 한 사람, 한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이 통신과 드론 작전에 활용하는 군용 스타링크 '스타실드'에 속도 제한이 걸리면서 일부 공격용·요격용 드론 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
WSJ은 머스크가 직접 속도 제한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등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갈등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독자 위성망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핀란드는 지난 22일 3억유로(약 5천억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핀란드 위성업체 아이스아이와 통신장비업체 노키아가 추진하는 위성통신망 구축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위성 발사는 2028년으로 예정돼 있다.
캐나다 텔레샛도 위성 288기로 구성된 저궤도 통신망 '라이트스피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오는 12월 첫 위성을 발사하고 2028년 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유럽연합(EU)은 약 175억 달러(약 25조원)를 투입해 위성 348기로 구성된 독자 통신망 'IRIS²'를 구축할 계획이다. 첫 발사는 2029년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스타링크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스타링크가 운용하는 위성은 1만1천기를 넘지만 유럽의 대표적인 저궤도 위성통신 업체 원웹은 약 650기에 그친다.
더욱이 원웹과 텔레샛 등 경쟁 업체들조차 위성 발사에서는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에 의존하고 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톰 위딩턴 연구원은 "스타링크를 대체할 단일 기술은 없을 것"이라며 여러 기술을 결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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