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신분제재 가능한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 도입후 적용사례 無
전문투자자 등록 권유·기록 미보존 문제…조직적 행위여부도 쟁점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스페이스X 0주 배정 사태와 관련해 현장검사를 마친 금융당국이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에 따른 제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투자자 등록 과정에서 위법사항이 확정되면 관련 책무를 담당하는 임원의 신분제재까지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일과 관련해 거점점포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후속 절차에 돌입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련 질문에 "(미래에셋증권 대상) 현장검사를 오늘(22일) 이제 마감하고, 제재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청약을 앞두고 전문투자자 등록이 급증한 배경과 전문투자자 등록을 권유하는 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에서 위법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금융회사가 일반투자자에게 전문투자자 등록을 먼저 권유하는 행위 자체가 불법이다.
전문투자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투자자 보호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소비자는 자체 판단 아래 전문투자자 요건에 충족하는지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금감원은 프라이빗 뱅커(PB)가 회사 시스템 대신 사적 채널로 업무를 처리한 점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노동조합이 지난달 16일 성명서를 내고 개인정보 요구 등 금감원의 고강도 조사 과정을 비판하자 이찬진 원장은 국감장에서 "전문투자자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업무용 PC 대신 모바일로 (공식) 자료를 남기지를 않는 식으로 해놨다"며 개별적인 조사가 필요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금융회사는 영업 관련 자료를 보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내부통제 관리 부실과도 연결될 수 있는 문제다.
관련 공식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아 금감원은 원활한 조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장검사가 당초 기한보다 길어졌던 배경이기도 했다.
이에 당국은 개인 휴대전화 모바일 기록을 살펴보고 청약 참여 전문투자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다각도로 입증 노력을 이어왔다.
당국은 기록 부재를 시정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보지만 제재 대상으로 올려 양정에 반영할지는 추가 검토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7일 증권사 간담회에서 "영업 시 개인 휴대폰을 사용해 권유 기록조차 남기지 않는 등 '기본조차 안 지키는' 고질적 위법 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록 보존 중요성을 수차례 설파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책무구조도가 적용될 '1호 사건'이 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책무구조도란 금융회사에서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위임할 수 없도록 주요 업무의 최종 책임자를 사전 특정해두는 제도다.
임직원의 사고 예방 노력과 내부통제 관리를 의무화하고 사고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려 신분제재 등 엄격한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다.
작년부터 업권별로 단계적으로 도입된 뒤 아직 적용된 사례가 없다.
금감원은 전문투자자 등록 관련 위법사항을 기반으로 해당 책무를 진 임원진에게 책무구조도 관련 규정을 적용할 여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책무구조도 운영지침상 위법행위 고려 요소로는 ▲ 관리의무의 미이행 ▲ 임원등의 지시·묵인·조장·방치 등 ▲ 광범위 또는 조직적·집중적 위법행위 ▲ 대규모 고객 피해 발생 ▲ 건전경영의 중대한 저해 등 판단기준이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나라도 중대한 위법행위로 인정될 경우 책임규명 절차를 개시한다.
이와 더불어 위법행위의 발생 경위·정도·결과와 행위자가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는지 등을 감안해 제재 감경 또는 면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전문투자자 등록 전반 과정에서 개인 PB 일선의 판단이 작용했는지, 조직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당국은 후속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으로 연내 제재심의위원회 상정은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 나온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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