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재안, 금융위 넘어오기 전 사전조율 공식·정례화 추진
금감원 검사 연장 문턱도 높여…심사중단, 일정기간 후엔 재개토록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주요 제재 건에 관해선 금융위로 넘어오기 전 사전조율을 공식·정례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처럼 제재 수위를 둘러싼 당국 간 이견으로 혼선이 생기고 제재 확정까지 장기화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또 금감원의 장기간 검사·제재로 신사업 추진 등이 한없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검사 연장의 문턱을 높이고, 제재 논의로 사업 인허가 심사가 멈추더라도 일정기간 후엔 원칙적으로 재개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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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 넘어오면 이미 늦어'…제재 수위 미리 조율해 엇박 막는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조만간 이런 내용이 포함된 금감원 금융행정 쇄신방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쇄신안에 따르면 금감원은 금융사 대상 검사를 완료하고 제재 절차에 들어갈 때 주요 현안에 관해선 금융위와 공식·정례적으로 사전조율을 하게 된다.
현재도 금감원이 제재 수위를 결정할 때 필요시 금융위와 비공식적인 조율이 이뤄진다. 또 금융위 국장급이 금감원 제재심의에 참여하는 공식적인 루트도 있지만 당국 간 이견을 좁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중요한 이슈는 사전조율하는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행 금융위·금감원의 사전조율을 공식화·정례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쇄신안에는 사전조율을 거쳐야 하는 대상도 함께 규정될 걸로 보인다. 가령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후 첫 거액 과징금이 부과되는 홍콩 ELS 사태처럼, 최초의 사례여서 전례가 없거나 사회적 영향이 큰 사안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전조율을 정확히 어느 단계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진행할지 구체적인 사안에 관해선 향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정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주요 현안의 제재 수위를 놓고 금융위와 금감원의 이견 노출이 잦았다.
통상 금감원은 검사가 끝나면 검사서 작성 후 해당 부서와 제재심의국의 심사 조정을 거친 뒤 제재안을 제재심의위원회에 부의한다.
기관경고 이하나 임직원 경징계는 금융감독원장 전결로 제재가 확정되지만, 영업정지 등이나 임직원 중징계는 금융위에 부의된다. 이 지점에서 금감원이 결정한 제재안이 금융위에서 대폭 감경되며 외부에선 마치 두 기관의 갈등으로까지 비치는 일이 생겼다.
대표적 사례가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과징금 논의다.
지난 5월 금융위는 금감원이 애초 보내온 1조4천억원 과징금이 담긴 제재안을 금감원으로 되돌려보냈다.
공식적으로는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지만, 금감원이 애초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과징금을 정해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금융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금감원은 기존 1조4천억원에서 6천억원으로 대폭 감경한 제재안을 금융위로 다시 보냈다. 해당 제재안은 현재도 금융위에서 논의 중이다.

◇ 검사 연장 쉽게 못 한다…심사중단도 일정기간 후엔 재개되게
쇄신안에선 금감원의 검사·제재 장기화 문제도 다뤄진다.
그간 검사·제재 논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금융사가 신사업 등을 추진하는 데 큰 차질이 생기는 등의 경영상 애로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앞으로는 특정 검사의 기간을 연장할 때 이를 정하는 결정권자의 직급을 높여 검사 연장의 문턱을 높이기로 했다. 각 부문의 부원장이나 수석부원장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또 제재 논의 등으로 특정 회사의 신사업 인허가 심사가 중단되더라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무조건 재개토록 하는 방안도 쇄신안에 포함될 걸로 보인다.
실제 삼성증권은 거점점포 검사 결과에 따른 제재 절차가 끝날 때까지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가 중단되면서 지난달 인가를 받기까지 1년 이상 걸리기도 했다.
이밖에 이복현 전임 원장 시절 논란이 됐던 검사 중간발표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소비자 피해 우려 등 공익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 허용하는 방안, 검사 과정에서 금융사 임직원의 디지털 자료를 제출받을 때 사생활 관련 내용은 선별해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도 쇄신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의 쇄신안을 이르면 내달 초 공운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는 올 초 공운위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조건부 유보'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당시 공운위는 공공기관 지정을 유예하는 대신 경영관리 전반에서 '공공기관 수준 이상'의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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