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스 매출 110%·로엠 306% 증가…짧고 가벼운 디자인 인기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가을이 짧아지면서 설 자리를 잃어가던 트렌치코트가 올가을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한낮에는 덥다가도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가볍게 걸치고 벗을 수 있는 실용성이 재조명되면서다.
특히 전통적인 긴 트렌치코트에서 벗어나 길이를 줄이고 디자인을 간결하게 다듬거나 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ADVERTISEMENT

◇ 헤지스 트렌치코트 매출 110% 늘어…LF 주요 브랜드 판매 반등
25일 업계에 따르면 LF의 헤지스는 올해 9월부터 이달 17일까지 트렌치코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닥스의 트렌치코트 매출도 약 25% 늘었고, 마에스트로의 판매량은 90% 증가했다.
LF에 따르면 이들 브랜드의 지난해 트렌치코트 판매 실적은 2024년과 비교해 거의 변동이 없었다. 닥스의 매출 증가율은 약 0.05%였고 나머지 브랜드도 1∼3%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까지 판매가 정체됐던 트렌치코트가 올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LF는 전통적인 트렌치코트의 멋을 유지하면서도 소재와 길이, 디자인에 변화를 주고 기능성을 강화한 점을 판매 호조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닥스는 1970년대 브랜드 제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오리지널 트렌치코트'를 선보였다.
고밀도 면 소재에 물방울을 튕겨내는 발수 가공을 더하고, 소매 끝 조임띠와 허리띠 등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줄이도록 했다. 고전적인 모습에 바람과 가벼운 비에 대응하는 기능을 더한 것이다.
마에스트로는 고급 양모 소재에 발수 기능과 옷 안의 습기를 배출하는 투습 기능을 더한 '로로피아나 울 트렌치코트'를 출시했다.
헤지스 여성은 트렌치코트 길이를 무릎 위까지 줄이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일상복과 정장 차림에 두루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시즌 트렌치코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늘렸다.

◇ 짧고 가볍게 변신한 트렌치코트…스튜디오 톰보이·로엠도 판매 급증
다른 패션업체에서도 짧고 가벼운 트렌치코트를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튜디오 톰보이는 올해 9∼10월 트렌치코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로 증가했다.
이번 시즌 선보인 짧은 길이와 목을 감싸는 높은 옷깃 디자인의 트렌치코트는 판매율이 80%를 넘어섰다. 확보한 물량 중 대부분이 판매돼 사실상 완판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몇 년간 짧아진 봄·가을과 가죽 재킷, 경량 패딩 등 실용적인 외투의 인기로 트렌치코트의 수요가 주춤했지만, 올해는 전통적인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바꾸면서 가볍고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ADVERTISEMENT

이랜드월드의 여성복 브랜드 로엠도 9월 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트렌치코트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아우터의 매출 증가율인 233%를 웃도는 수치다.
로엠은 기존 긴 트렌치코트 위주에서 벗어나 엉덩이를 덮는 중간 길이와 짧은 길이 등을 적용한 제품으로 종류를 넓혔다. 또한 소매 안감에 다른 색상을 사용하는 등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로엠은 이처럼 활동성을 높이면서도 옷깃과 소매 안감에 장식적인 요소를 더해 단정한 분위기와 편안한 착용감을 살린 제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트렌치코트는 본래 비바람이 잦은 영국의 날씨에 대응하기 위한 외투로 발전했다. 소매와 허리를 조이는 띠, 목까지 감싸는 옷깃도 바람을 막기 위한 기능에서 비롯됐다.

이런 특징이 아침저녁과 낮의 기온 차가 크고 비바람이 잦은 간절기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LF 관계자는 "트렌치코트는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에 대응하기 위한 실용적인 외투에서 출발했다"며 "올가을에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응하는 활용성과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가치가 맞물려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업체에서 트렌치코트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한섬은 더위가 길어지고 간절기가 짧아지면서 트렌치코트 상품 종류를 크게 줄이는 대신 짧은 워크재킷과 사파리재킷에 집중했다. 이들 제품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또 다른 대형 패션업체에서도 올해 트렌치코트 판매가 뚜렷하게 늘어나는 추세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가을이 짧아지면서 트렌치코트와 같은 간절기 외투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수요가 많이 늘어나기 어려워 보이지만 트렌치코트는 실용성을 강화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