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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톡스] '호미질'의 미학…파국을 막는 정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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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톡스] '호미질'의 미학…파국을 막는 정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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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톡스] '호미질'의 미학…파국을 막는 정공법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선임기자 = # "가래로 막아야 할 것을 호미로 막았다."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리며 기준금리를 연 3.00%로 끌어올린 뒤, 지난 22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동결을 택했다.
    신현송 총재가 남긴 "호미질의 결실"이라는 표현은 7·8월의 선제 인상 덕분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추가 인상(연 3.75∼4.00%) 충격을 성공적으로 흡수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의 메시지에는 시장 충격이나 단기 시황에 떠밀려 비자발적으로 금리를 조정하던 과거의 수동적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거시 지표에 기반해 주도적으로 '선제적 정상화'를 관철하겠다는 결기가 담겨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 시절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의 병리(病理)를 연구해온 석학답게, '레버리지(차입) 사이클이 스스로 붕괴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뇌관을 제거한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신 총재가 이끄는 통화정책의 운용 방향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 때문에 예측 가능성을 높여준다.
    첫째, 지표에 따른 선제적 정상화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긴축의 마침표가 아니다. 두 차례 연속 인상의 효과를 확인하며 숨 고르기를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연 3.3%를 웃도는 견조한 성장세로 금리 충격을 흡수할 체력이 확보된 반면, 중동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방 압력은 여전히 높다. 한은이 다음 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추가 인상할 공산이 큰 이유다.
    둘째, 거시와 미시의 역할 분담과 공조도 예상된다. 기준금리만으로 국지적 부동산 과열과 금융 불균형을 바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거시경제 전반의 유동성 기저를 죄는 동시에, 금융당국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력히 맞물리고 있다. 차주(대출을 받는 사람)의 소득을 넘어서는 과잉 레버리지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핀셋 억제망이다. 최근 서울 외곽과 경기 남부 등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들 지역을 겨냥한 추가적인 대출 규제 압박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환율과 서민 보호에 대한 프레임 역전이다. 신 총재는 1,320원대로 내려앉은 명목 환율에 도취하지 않고, 여전히 장기 평균(101)을 밑도는 BIS 실효환율(89)을 짚었다. 금리를 올려 원화 가치를 높이는 것이 수입 물가를 낮추고 저소득 취약계층의 실질 구매력을 높이는 최선의 사회안전망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는 금리 인상이 취약계층을 옥죈다는 일차원적 포퓰리즘 비판을 정면 돌파하는 명분이 된다.

    # 이 같은 통화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은 금융 시스템의 연착륙과 복원력 후퇴 방지에 있다. 빚으로 지어 올린 사상누각(沙上樓閣)은 금리가 낮을 땐 견고해 보이지만, 작은 충격에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선제적 금리 인상과 DSR 강화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구조적으로 꺾어 부채 축소(디레버리징)를 유도하고, 금융 불균형을 질서 있게 해소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내외 금리차 축소와 신인도 제고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단기 차익만 얻고 나가는 '단타 시장'이 아닌 '장기 투자처'로 재평가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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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가 끝난 뒤의 청소는 쓰라리고 어느 정도 고통이 따른다. 단기적으로는 가계와 자영업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늘고 내수 소비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호미질의 미학'은 언젠가 닥칠지 모르는 거대한 시스템 부실을 미리 걷어내는 데 있다. 눈앞의 인기에 취해 호미질을 주저하다가는, 머지않아 '가래'로도 막지 못할 파국적 거품 붕괴를 마주하게 된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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