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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영국 연결 해저케이블 정탐하려 어선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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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영국 연결 해저케이블 정탐하려 어선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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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영국 연결 해저케이블 정탐하려 어선 투입"
    "해저케이블 경로 따라 저속 운항…정확한 위치 파악 의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러시아가 영국 인터넷망으로 연결되는 해저 통신 케이블을 정탐하기 위해 민간 저인망 어선을 투입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위성으로 선박을 추적하는 글로벌피싱워칭의 지난 4년 반 치 자료를 입수, 러시아 어선의 항적을 해저 케이블이 표시된 해도와 대조한 결과 이같이 결론지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어선이 영국과 유럽·미국을 잇는 주요 해저 케이블 위 해역에 머물거나 케이블 경로를 따라 수 ㎞씩 이동한 사례가 500건 넘게 확인됐다. 케이블의 해도상 위치 부근에서 장시간 저속으로 움직인 선박은 17척이었다.
    일례로 이 신문이 'A 선박'으로 지칭한 어선은 4년에 걸쳐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과 미국을 연결하는 케이블 9개 주변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4월에는 페로 제도 인근에서 남하하다 미국과 영국·독일·네덜란드를 잇는 '애틀랜틱 크로싱 1' 케이블과 거의 같은 위도에 이르자 갑자기 항로를 바꿨다.
    이후 케이블의 25㎞ 구간을 따라 열 차례 방향을 되돌리며 하루 동안 약 8시간을 머물렀다. 이 가운데 30분에 조금 못 미치는 시간에는 속도가 2노트(시속 약 3.7㎞) 미만이었다. 스코틀랜드 북쪽의 이 케이블 위 해역에서 러시아 어선들이 보낸 시간은 모두 337시간으로, 이 중 322시간이 2023년 4월에 집중됐다.
    이런 움직임은 단순히 케이블의 대략적인 경로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공격에 필요한 정밀한 위치 정보를 수집하려는 활동일 수 있다는 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해저케이블의 경로는 어느 정도 공개돼 있지만 실제로 훼손하려면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군 전문가들은 선박이 저속으로 움직이면 음파탐지기로 해저 지형을 조사할 수 있고, 속도가 매우 느릴 때는 선박과 케이블로 연결된 원격조종 무인잠수정(ROV)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역 해군 장교는 "관심 대상의 100m 위에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ROV를 배치하면 ㎜ 단위의 정밀도로 지도를 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 사이에서 데이터를 전달하는 해저케이블에 약 650억 파운드(약 115조원) 규모의 영국 경제활동이 달렸다.
    케이블 대부분은 약 5천㎞에 이르는 북대서양을 가로지르고 상당 구간이 영국 관할 수역 밖에 있어 방어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나토 관계자는 텔레그래프에 "러시아 민간 어선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며 "일부는 갑판에 물고기 한 마리 올린 적도 없는 배들"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민간 선박을 군사·정보 활동에 활용할 제도적 기반도 갖추고 있다고 이 신문은 짚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민간 해운회사를 정보 활동에 동원할 권한이 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022년 7월 승인한 해양 독트린에도 어선과 특수 선박의 동원 역량을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영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22일 해저케이블 훼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입법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의적 훼손에 대한 징역형 상한을 현행 5년에서 14년으로 높이고, 통신업계에 간첩 활동과 사보타주 방지를 위한 엄격한 보안 요건을 부과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언 머리 영국 통신 담당 장관은 러시아가 '민간 대리 세력'을 활용하고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새 법률이 적대적 국가인 러시아 자체를 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현재 국제수역에서 러시아 선박이 해저케이블을 조사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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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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