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 정부가 과거 22년간 집권하며 인권침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된 야히아 자메(61) 전 대통령의 미국 저택 매각 대금을 피해자 배상에 쓰겠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AP, AFP 통신에 따르면, 자메 정권 시기 인권 침해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기 위해 설립된 감비아 배상위원회는 전날 성명에서 "미국에서 몰수·매각한 자메 소유 부동산의 매각 대금 가운데 257만3천414.10달러(약 34억1천800만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해당 자금이 배상금 지급에만 사용될 것이라며 "피해자와 생존자들의 권리와 필요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자금이 책임 있고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자메는 1994년 7월 당시 육군 중위로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했다. 1996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뒤 2001년과 2006년, 2011년 선거에서도 연이어 승리해 22년간 권력을 유지했다.
2016년 대선에서는 야권 후보 아다마 배로(61) 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퇴진을 거부하다 이웃 세네갈 등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회원국들이 군사 개입을 압박하자 2017년 1월 감비아를 떠나 적도기니로 망명했다.
배로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설립된 감비아 진실·화해 및 배상위원회(TRRC)는 자메 정권 시기인 1994년 7월~2017년 1월 벌어진 인권 침해 조사에 착수했고, 약 400명의 증언 등을 토대로 국가 또는 국가 요원에 의해 240∼250명이 사망했으며 고문과 강제 실종 등 각종 인권 침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021년 제출했다.
감비아 정부는 올해 4월 영국 변호사 마틴 해킷을 특별검사로 임명하고, 자메 정권 시기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한 형사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자메 전 대통령은 국가 자금 수백만달러를 개인 용도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자메와 그의 부인이 부패 수익과 횡령한 감비아 공공자금으로 메릴랜드주 포토맥의 저택을 매입했다며 해당 부동산을 몰수·매각했으며, 지난달 매각 대금을 감비아에 반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쪽 해안을 제외하고는 3면이 세네갈에 둘러싸인 감비아는 지난해 기준 인구 286만명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904달러(약 120만원)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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