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명문대 나온 주류 엘리트 네타냐후 vs 노동자 계층 야전군인 아이젠코트
아들 병역과 전쟁 해법도 차이…일부 정책 공통점에도 정착촌 문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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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오는 27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이스라엘 총선은 이란 그리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른바 '저항의 축' 세력과의 다면전이 장기화하는 엄중한 국면에서 국가의 향방을 묻는 선거라는 의미가 크다.
선거의 전면에는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우파 연정을 이끄는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와 중도 진영의 구심점으로 부상한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 당 의장(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마주 서 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경쟁하는 두 인물의 상반된 출신 배경과 자녀의 병역, 대(對)이란 출구 전략, 통치 철학 등은 이스라엘 사회가 직면한 국가적 딜레마를 고스란히 투영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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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트 특수부대 출신 총리와 보병 출신 사령관
두 지도자의 성장 과정은 이스라엘 사회의 주류 기득권과 비주류 야전 군인을 각각 대변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건국 엘리트인 아슈케나지(유럽계 유대인) 명문가 출신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하고 최정예 특수부대인 '사예렛 마트칼'에서 복무했다.
1976년 엔테베 구출 작전에서 친형 요나탄이 전사하며 '영웅의 가문'이라는 정치적 자산을 얻었다. 유창한 영어와 정교한 무대 연출력을 무기로, 국제 여론을 주도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에도 탁월하다.

반면 아이젠코트는 남부 변방 에일라트의 구리 광산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모로코계 미즈라히(중동·북아프리카계 유대인)다.
징집병으로 보병 부대인 골라니 여단에 입대해 최고위직인 참모총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기도 하다.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참모총장 시절에도 전용 의전을 물리고 일반 식당에서 줄을 서 배식을 받는 등 과묵하고 철저한 야전 군인의 태도를 평생 견지해 왔다.

◇ 마이애미의 장남 vs 가자지구에서 희생된 막내아들
전시 상황에서 엇갈린 두 지도자 자녀의 행보는 유권자들의 도덕적 잣대를 자극하는 최대 뇌관이다. 모든 국민에게 병역 의무를 부과하는 국민 개병제 국가에서 지도층의 헌신은 정권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핵심 기준이기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장남 야이르 네타냐후(33)는 전쟁 발발 후 대다수 청년이 전선으로 향할 때 귀국하지 않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고급 복합단지에 장기 체류 중이다.
소셜미디어로 우파 진영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으나, 미국 체류에 신베트의 막대한 경호 예산이 투입된다는 사실까지 드러나 병역 의무를 수행 중인 장병 가족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반면 아이젠코트는 전쟁의 비극을 가족의 희생으로 몸소 보여줬다.
2023년 12월 전시내각 각료로서 작전 통제실을 지키던 중, 막내아들 갈 아이젠코트 상사(25)가 전선에서 전사했다는 비보를 접했다. 불과 이틀 뒤에는 조카마저 산화했다. 아들의 영결식에서 비통하게 눈물을 삼킨 그의 모습은, 전장의 참화를 국민과 직접 공유하는 지도자라는 묵직한 잔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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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전쟁 전략은…'완전한 승리' vs '동맹 기반 봉쇄'
이란 그리고 그 동맹인 헤즈볼라, 하마스와의 끝없는 전쟁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를 두고서도 두 사람의 노선은 정면충돌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타협 없는 군사적 압박을 통한 '완전한 승리'를 공언한다. 이란과 저항 세력의 네트워크가 완전히 무력화할 때까지 전면전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등 동맹국과 갈등을 빚더라도 이스라엘의 독자적 억지력을 증명해야 하며, 섣부른 휴전은 적에게 재정비할 시간만 주는 패착이라고도 주장한다.
반면 2024년 6월 네타냐후의 전략 부재를 비판하며 전시내각에서 사퇴했던 아이젠코트는 네타냐후가 주장하는 완전한 승리를 달성 불가능한 정치적 환상으로 보고 있다.
아이젠코트는 은밀한 대이란 타격 작전을 다수 설계했던 전략가이지만, "출구 전략 없는 군사력은 소모전의 늪"이라고 경고한다.
전술적 성과를 바탕으로 교전을 멈추고 미국 및 온건 아랍 국가들과의 공식 안보 동맹을 복원해 다자 방위 체제로 이란을 봉쇄하는 것만이 현실적인 생존법이라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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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착촌 무한 확장' vs '불법 전초기지 철거'
두 후보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고 요르단강에서 지중해에 이르는 영토의 최종 안보 통제권을 이스라엘이 쥐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뜻을 같이한다.
아랍계 정당과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나, 하마스가 무장 해제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 군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동일하다.
그러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문제 등 세부 방법론에서는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낸다.
네타냐후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 구역 내 소규모 전초기지를 포함해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을 급격히 확장해 왔다.
그의 연정에는 팔레스타인 영토의 전면 병합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세력이 포진해 있으며, 비판론자들은 현 정부가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인 대상 폭력을 묵인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아이젠코트는 정착촌 건설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면서도 반드시 이스라엘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이런 차원에서 미승인 전초기지 철거와 정착민 폭력 근절을 공언했으며, 요르단강 서안을 양분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 가능성을 사실상 매장하려는 네타냐후 정부의 E1 구역 정착촌 건설에도 반대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이 현재 민사 자치권을 행사하는 영토는 보존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아이젠코트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통치가 이어지는 상황을 현 정부의 심각한 실패로 규정하며, 취임 18개월 이내에 군사력 동원 등을 통해 하마스 행정부를 완전히 교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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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판받는 이유는 달라…'권력 사유화' vs '안보 안일론'
두 인물 모두 정치적 비판과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전쟁은 물론 이란 및 그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현실적 전후 구상을 내놓지 못해 국가를 끝없는 소모전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판이 가장 부담스럽다.
더욱이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어와 극우 연정 유지를 위해 하레디 병역 면제를 추진하는 등, 개인의 정치적 생존을 국가 안보보다 앞세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아이젠코트는 보수 진영의 날 선 비판에 직면해 있다.
과거 참모총장 시절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과신해 하마스의 기습 참사로 이어진 안보 안일주의를 키웠다는 책임론이 따라붙는다.
역내 동맹을 통한 대이란 봉쇄 구상 역시 지나치게 순진한 외교적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다, 거대 정치 세력을 이끌 만한 카리스마나 외교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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