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TV 토론서 손바닥 공개…각계각층서 '밈' 형성
'자기 죄 시인하나' 조롱도…"치명적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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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브라질 야당 대선 후보가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 손바닥에 '부패'를 뜻하는 단어를 적고서 TV 토론에 출연했다가 각계각층으로부터 조롱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극우 성향의 야당 대선 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은 일요일인 지난 18일 황금 시간대에 방영된 브라질 TV 대선후보 토론에 참여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당시 자기 손바닥에 포르투갈어로 '부패한'(currupto)이라는 단어를 적고 나와 이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여러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바 있는 집권 노동자당(PT) 소속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전략은 대선 경쟁자인 룰라 대통령의 지지층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조롱당하는 등 거센 역풍을 맞았다.
TV 토론 후 소셜미디어에는 보우소나루 후보의 행동을 풍자한 밈(meme)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보우소나루 후보가 직접 손바닥에 쓴 메시지는 자신의 죄를 인정한 것 아니냐며 비꼬는 반응을 보였다. 룰라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메시지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본인을 저격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쿠데타 모의 혐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고 가택연금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아들인 보우소나루 후보는 오랫동안 부패 혐의를 받아왔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바는 없다.
보우소나루 후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기 손바닥에 스스로를 소개하는 문구를 적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잇따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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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상을 수상한 코미디언 안토니우 타베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사진을 통해 280만명의 팔로워에게 자신을 아티스트라고 소개했다.
산부인과 간호사인 카를라 에마누엘라 사크라멘토는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한 자신의 사진을 올렸는데, 그의 오른쪽 손바닥에는 '1차 의료 간호사'라는 글자가 자랑스럽게 적혀 있다.
룰라 행정부의 보건부 장관이자 감염병 전문가인 알레샨드르 파딜랴도 손바닥에 자신을 의사라고 소개하는 글을 적었다.
이번 TV 토론에 나온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후보가 같은 조치를 한다면 선거 관리 당국이 자신의 은행 거래 내역과 통화 기록, 가까운 친척들의 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역공을 펼쳤다.
라틴 아메리카 전문가인 제임스 보즈워스는 "손바닥에 부패라는 단어를 적은 것은 기발한 전략으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실수였다"며 "보우소나루 후보의 남은 정치 경력 내내 이번 밈 이미지가 따라다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지난 4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200만표 이상의 차이로 예상외의 승리를 거뒀다. 그는 과반 득표에는 실패해 오는 25일 룰라 대통령과 결선 투표를 치를 예정이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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