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폼페이오·설리번 등 초당적 경고…"구축 지연 시 美 우위 약화"
의회에 인허가 개혁 법안 빠른 통과 촉구…환경단체 등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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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임수정 특파원 = 미국의 역대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 관료들이 정파를 초월해 에너지 인프라 확충을 공동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전력망 등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등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 관료들은 이날 미 의회 지도부에 보낼 예정인 공동 서한에서 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가로막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의 개혁을 촉구했다.
서한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을 비롯해 바이든 행정부의 재닛 옐런 전 재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전 국가안보보좌관, 오바마 행정부의 제이슨 퍼먼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했던 스티븐 마이런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도 서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중국이 에너지 인프라를 국가 산업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반면, 미국은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와 장기간의 소송 등으로 전력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핵심 광물 관련 시설 등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면서 미국의 첨단산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은 기술, 자본시장, 인재 유치, 기업가 정신, 천연자원 등에서 막대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기업이 제때 공장을 건설해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 못하거나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5년, 10년, 15년이 걸린다면 이러한 우위의 중요성이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서한에 따르면 중국이 지난 15년간 건설한 고압 송전망의 규모가 미국이 지금까지 건설한 전체 규모를 웃돈다.
마이런 전 이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미국 내 제조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고,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과 적대국들에 막대한 이점을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요청은 지난달 미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발의된 에너지 인프라 인허가 개혁 법안의 조속한 통과다.
해당 법안은 에너지 시설에 대한 환경 심사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송전망 확충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송전망 구축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석유·가스업계와 재생에너지 업계는 인프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며 법안을 지지하고 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지난주 환경·노동·지역사회 단체 185곳은 해당 법안이 환경 보호 장치를 약화하고 대형 AI 데이터센터와 기술기업에 특혜를 줄 수 있다며 의회에 반대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전직 관료들은 입법 지연이 미국의 산업 경쟁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리번 전 보좌관은 "중국은 기다리지 않는다"며 "의회가 올해 인허가 개혁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미국의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지연과 소송,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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