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표 이상 개표 결과 77% 잔류 지지…독립 추진파는 23%
美 위협 앞 '캐나다 단결' 호소한 카니 총리 정치적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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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캐나다의 석유 부자 동네인 앨버타주가 19일(현지시간) 분리독립 추진 여부를 주민들에게 물었으나 안건이 사실상 부결됐다.
20일 앨버타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100만표 이상이 개표된 결과 약 77%가 캐나다 잔류를 지지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분리독립 절차를 시작하자는 데 찬성한 주민은 23%에 그쳤다.
대니엘 스미스 앨버타 주지사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앨버타 주민들은 통합된 캐나다 내에서 더 강력한 앨버타를 선택했다"며 예측 결과를 환영했다.
스미스 주지사는 분리독립에 반대하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통합보수당 내 분리주의자들의 압력에 따라 이번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캐나다의 주요 석유 생산지이자 보수 진영의 거점인 앨버타주는 19일 캐나다의 주로 남을지, 아니면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구속력 있는 주민투표를 추진할지 선택하는 주민투표에 나섰다. 지난 13∼17일 사전투표도 치러졌다.
앨버타 주민들 사이엔 연방정부가 추진해 온 탄소세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 등이 앨버타의 핵심 주력 산업을 사장시키고 지역 경제를 위협한다는 분노가 내재해 있었다. 연방정부가 주정부의 고유 권한인 자원 개발, 이민, 사법 및 복지 정책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불만도 분리독립 움직임에 일조했다.

그러나 앨버타 내에서도 유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더스틴 데겐하르트는 "앨버타는 (연방정부로부터) 식민지 취급을 받아왔다"며 "그들은 우리에게서 계속 가져가기만 하고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권자인 테일러 맥아이작 역시 "앨버타 시골에서 자란 매우 보수적인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앨버타가 분리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브 말카는 의료 서비스 대신 "주민투표에 대한 주민투표"에 돈을 쓰는 것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단결해야 할 최악의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끼리 싸우고 있다"고 한탄했다.
제이크 그레이엄도 "이번 투표로 이 문제가 오랫동안 잠잠해지길 바라며, 결과가 명확하고 단호하게 나와서 불만 목소리가 당분간 사라지고 단결된 캐나다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앨버타 주민들에게 이번 투표 안건을 부결시켜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15일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번 주민투표가 "국경 밖 일부 세력이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최악의 시기에 열린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시 카니 총리가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캐나다 내에선 앨버타주 분리독립 움직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캐나다와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반복적으로 위협해 캐나다의 반발을 샀다. 양국 간 갈등은 무역 분야로도 번졌다.
카니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 앨버타주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앨버타주가 캐나다에서 이탈할 경우 국가적 결속이 약화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앨버타주 주민들이 결과적으로 분리독립 추진 움직임에 제동을 걸면서 카니 총리와 캐나다 통합 지지자들은 승리를 얻게 됐다고 AP 통신은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너지 산업 호황을 앞두고 기업들의 투자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앨버타주가 극심한 불확실성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다소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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