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8∼19일 개최…AI·무역·한반도 문제 등 논의될 듯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요국이 한자리에 모이는 중국 선전(深?)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1991년 APEC에 가입한 중국은 2001년 상하이 정상회의, 2014년 베이징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로 연례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5일 각국에 정상회의 초청장을 발송했다. 중국의 연락관이 지정되고, 각국의 참석 여부가 접수되면 이달 하순부터 합동 현지답사 등 본격적인 정상회의 준비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선전 APEC 정상회의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건설, 공동번영 촉진'을 주제로 정했고, '개방·혁신·협력'을 키워드로 삼았다.
의장국 중국과 직전 의장국 한국, 차기 의장국 베트남을 비롯해 미국·일본·러시아·캐나다·호주·멕시코·필리핀·홍콩·대만 등 21개 국가(지역)가 회원으로 참여한다.
APEC 정상회의 주간은 11월 14∼15일 선전에서 열리는 최종고위관리회의(CSOM)를 시작으로 17∼18일 각국 기업인들이 모이는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18∼19일 정상회의 본회의 등 일정으로 이뤄진다. 이 밖의 세부 일정은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이 주최한 경주 APEC 정상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의장국 정상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참석 정상들을 맞이하고, 특별 만찬을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지정학적인 이견이 커진 가운데 정상회의 최종 결과물인 '선전 선언'이나 인공지능(AI) 협력, 자유무역 등 글로벌 의제와 관련한 공동성명이 채택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선전을 무대로 펼쳐질 각국 정상의 외교전도 관심거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찌감치 APEC 정상회의 참석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미중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부산, 올해 5월 중국 베이징, 9월 미국 워싱턴DC에 이어 네 번째다. 12월 미국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작년 고율 관세와 수출 통제 등 무역 전쟁에 나섰던 미국과 중국은 부산 정상회담을 계기로 '1년 휴전'에 동의했고, 최근 소통을 거쳐 휴전 시한을 내년 1월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미중 정상의 선전 회동에서는 올해 5월·9월 회담에서 나온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 구축 합의의 연장선에서 갈등 관리와 소통 지속 입장이 재확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러 정상회담이 개최될지도 이목을 끈다.
미중러 3자 정상회담 가능성은 러시아 측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데, 성사될 경우 교착 상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비롯해 한반도 문제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한 행사에서 "(미중러) 3자 회담 가능성과 관련해 미디어에서 논의 중인 것을 안다"며 "우리는 대찬성(all for it)"이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크렘린궁은 시 주석이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고, 중러 정상에 대한 호감을 꾸준히 표현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러시아와 핵 군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역시 세계적인 이목을 끄는 이슈다.
북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아시아 방문 기간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흥미진진할 것이다. 그렇지 않겠나. 나는 (김 위원장과) 잘 지낸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북미 정상 대면이 성사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김 위원장을 상대로 거듭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여기에 응한다면 TV 중계용 '연출'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양 방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도 선전 APEC은 올해 하반기 최대 외교 일정이다.
이 대통령은 APEC을 전후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 참석 국가 정상들과 한반도 평화공존 등 문제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 대면이 이뤄진다면 북핵 문제는 물론 한미 간 현안으로 떠오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 등에 관한 '톱다운' 협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또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작년 11월 경주와 올해 1월 베이징에 이어 한중 관계 정상화 기조와 경제·산업·인문 등 분야 교류 확대 입장이 거듭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취임 직후 '대만 유사시 개입' 취지 발언을 해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시진핑 주석과 마주 앉을 것인지도 관심을 끈다. 9월 시 주석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이 중일 관계 회복을 촉구하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으나 중국은 대(對)일본 공세 기조를 거두지 않고 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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