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4천400억원 명단 입수해 보도…"美정부와 이해관계 기업·부자들"
규제·인사·사면·소송 연관되자 코인·주식까지 동원해 기부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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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극 추진하는 백악관 연회장(ballroom) 건설에 3억3천만 달러(약 4천436억원)의 기부금이 모였으며, 빅테크와 주요 후원자뿐 아니라 사면 혜택을 받은 이의 가족도 기부자에 포함돼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기부자 명단 및 관련 추가 문서에 따르면 최대 기부자는 기술 대기업 엔비디아와 애플, 공화당 주요 후원자인 애덜슨(Adelson) 가문, 통신업체 디시 네트워크 공동 창립자이자 회장인 억만장자 찰스 어겐 등으로 이들의 기부금은 2천500만 달러(약 337억원)이다.
이 명단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기록된 1만 달러 이상 기부 67건의 출처, 날짜, 금액이 적혀 있다.
구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튜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합의금 명목으로 2천200만 달러를 냈고, 마블엔터테인먼트 전 최고경영자(CEO) 아이잭 펄머터 부부의 재단은 2천27만 달러를 기부했다.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팰런티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1천만 달러씩을, 아마존, 캐터필러, 컴캐스트, T-모바일 등 대기업도 각 500만 달러 또는 그 이상을 기부약정했다.
가상화폐 기업과 투자자들이 1천800만 달러 이상 기부를 약속한 가운데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나이 설립자 윙클보스 형제는 5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기부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 중에는 켈리 레플러 중소기업청장과 그의 남편인 제프 스프레처 전 뉴욕증권거래소(NTSE) 회장이 500만 달러를 내겠다고 약속했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아들인 브랜던 러트닉 투자은행 캔터피츠제럴드 회장은 250만 달러 이상 가치의 주식을 기부했다.
네덜란드 주재 미국 대사인 조지프 포폴로 주니어와 그의 아내도 가족 기금에서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도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기부금은 워싱턴DC의 비영리 단체인 '내셔널몰 신탁'을 통해 백악관 계좌로 전달된다. 비영리 단체는 기부자 명단 공개 의무가 없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다수 기부자는 익명을 원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규모와 불투명성에서 유례없는 모금 캠페인의 전모를 보여준다"며 "기부와 행정부 혜택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지는 않지만, 압도적 다수는 연방 정부와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과 부자들로부터 나왔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경우 중국에 첨단 반도체를 판매할 수 있다는 정부 결정이 나온 지 3개월 만에 최대 기부자가 됐고, 가상화폐 업계도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혜택을 받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포폴로 주네덜란드 대사는 상원 인준을 받은 지 두 달 만에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미국에서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탈리아·베네수엘라 이중 국적의 금융인 훌리오 에레나 벨루티니는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받았는데, 앞서 그의 딸 이사벨라는 지난해 9월 250만 달러 기부를 약정했다.
디시 네트워크 어겐 회장의 기부는 지난해 5월 모기업 에코스타에 대한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조사가 중단된 이후 이뤄졌다.
주택·금융·기술 기업 로켓의 특수목적법인은 지난해 로켓이 경쟁사 2곳을 인수하는 정부 승인이 내려진 뒤 1천만 달러 기부를 약속했다.
이밖에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 계약을 크게 확대한 소프트웨어 공급업체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 베네수엘라 석유 시장 관련 이해관계에 얽힌 억만장자 금융가 폴 싱어와 석유·가스 기업 콘티넨털 리소스의 명예회장 해럴드 햄 등이 기부를 약속했다고 WP는 보도했다.
백악관 데이비스 잉글 공보 담당은 WP에 "허위로 이해 상충을 주장하는 비판자들은 이 오랫동안 미뤄온 개보수 공사를 미국 납세자들이 부담하게 했다면 똑같이 불만을 제기했을 것"이라며 "이 비겁한 정보 유출을 끈질기게 추적해 책임을 묻는 한편 기부자 전원을 계속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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