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 초 개최 예정…남아공도 계속 유치 시도
일각서 "스포츠워싱" 비판…르완다 측 "개최 혜택 모든 국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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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동아프리카 내륙국 르완다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30여년 만에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개최하기로 했다.
19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를 끝으로 끊긴 F1의 아프리카 개최가 재개되는 것으로, 르완다는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관광과 투자를 유치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F1과 르완다 정부는 지난 13일 르완다에서 'F1 아프리카 그랑프리' 개최를 위한 10년 계약을 발표했다.
첫 대회는 수도 키갈리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부게세라에 새 서킷을 건설한 뒤 열릴 예정이다.
F1은 아프리카를 유망한 성장 시장 가운데 하나로 소개하며 대륙 전역에서 1억명 이상이 F1을 시청하고 있으며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팬의 60%가 35세 미만이라고 전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이번 10년 파트너십은 르완다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며 "부게세라 서킷이 새 국제공항과 함께 수십 년간 우리나라와 지역에 일자리와 기술, 관광,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F1은 다만 첫 대회 개최 시기를 '부게세라 서킷이 완공되는 2030년대 초'라고만 발표했다. 구체적인 개최 날짜와 서킷 개발 일정, 대회 운영 계획 등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 지금까지 F1 대회를 개최한 국가는 모로코와 남아공뿐이다.
모로코는 1958년 카사블랑카 인근에서 한 차례 대회를 열었고, 남아공은 1962년부터 여러 차례 개최했지만, 아파르트헤이트(옛 남아공 백인 정권의 흑인 분리·차별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으로 오랜 기간 대회가 중단됐다가 1993년 요하네스버그 인근 키알라미에서 열린 대회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이번 르완다의 계약 체결로 남아공의 유치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남아공은 키알라미나 케이프타운에서 F1을 다시 개최하려 추진해왔다.
게이턴 맥켄지 남아공 체육예술문화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르완다의 F1 유치를 축하하면서도 "남아공은 F1을 2030년 이전에 유치할 것"이라며 자국의 도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밝혔다.
멕켄지 장관은 "이탈리아 한 나라에서만 일 년에 2차례 F1을 치른다"며 55개국이 있는 대륙에서 한 경기만 개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남아공 민간 컨소시엄 블루마운틴레이싱(BMR)도 케이프타운 북쪽 웨스턴케이프주 스와틀랜드에 67억랜드(약 5천455억원) 규모의 모터스포츠 복합시설을 조성해 2031년 F1 개최를 목표로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이번 르완다의 F1 유치를 둘러싸고 '스포츠워싱' 논란도 제기됐다고 BBC는 전했다. 스포츠워싱은 스포츠와 화이트 워싱(부패, 추문 등으로 인한 악평을 지우는 일)의 합성어로 국가, 기업, 단체 등이 스포츠를 이용해 각종 문제를 은폐하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을 뜻한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영국지부의 펠릭스 재컨스 캠페인 책임자는 이번 계약을 "르완다 정부에 '스포츠워싱'이라는 선물을 안겨주는 것"이라며 "르완다가 끔찍한 인권 기록에서 관심을 돌리고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세계 최대 스포츠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완다는 종전에도 관광 활성화 브랜드인 '비지트 르완다'를 통해 유럽의 여러 유명 축구 구단을 후원하고 사이클, 농구 등 국제 대회를 유치하면서 유사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르완다 관광청 최고관광책임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르완다가 이룬 놀랍고도 뛰어난 성과로부터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며 "개최의 혜택은 모든 르완다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반박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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