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트럼프, 스타링크 접속 제한 직접 지시했을 수도"
"트럼프, 젤렌스키에 6차례나 러 정유시설 공습중단 요구"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미국 스페이스X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제한된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이스X에 직접 스타링크 서비스 제한을 지시했다는 '최악의 상황'을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경유 가격 상승에 민감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휴전 동참을 압박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 제한이라는 초강수를 뒀다는 취지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정보 지원 중단을 경고한 뒤에 인터넷 접속 제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스타실드 시스템(스타링크의 군사용 버전)의 속도·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국 군 당국과,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POTUS)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었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정보 지원 중단 등을 거론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유 가격 상승을 우크라이나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특히 지난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WSJ에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추궁했으며, 이후에도 여섯 차례에 걸쳐 공습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에너지시설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은 점점 더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돌연 강경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한 유럽 고위 당국자는 "유럽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완전히 잘못된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격분하고 있다"고 WSJ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대신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며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는 물론, 종전 주선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내에서도 이번 인터넷 접속 제한 사태를 두고 논란이 예고됐다.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하원의원은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접속 제한은) 심각한 문제이며,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면 그에 따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의회가 연방 기관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군사용 버전인 '스타실드'에 갑작스럽게 속도 제한이 걸리면서 전쟁 수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스타실드 장애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의도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기술고문역으로 활동하는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우는 이날 텔레그램에서 "어젯밤 스페이스X가 이동 중인 스타링크 단말기의 작동 속도를 제한하는 조치를 했음이 확인됐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고,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연관돼있다"고 주장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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