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되는 '여성성' 부각 발언…첫 각료 퇴진에 野우세 참의원서 고전 전망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회 출석 시간이 역대 총리들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지적과 관련해 여성 총리로서 화장·가사 등에 시간이 필요한 점을 부각했다.
1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열린 국회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총리의 국회 출석 시간에 관한 견해를 묻는 말에 "차분히 앉아 전략적으로 고민할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대답하며 자신이 여성인 점을 시간이 모자란 이유로 들었다.
그는 화장, 목욕, 식사 준비와 뒷정리 등을 예로 들며 "남성 총리보다 3∼4시간 정도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업무 서류를 밤늦게까지 읽고 검토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 총리들과 비교해 국회 출석 시간이 짧고 국회 대응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야당으로부터 받고 있다.
자민당·일본유신회 연립 여당이 이번 임시국회의 주요 의제로 국회 개혁안 논의를 추진하며 총리의 국회 출석 시간을 줄이려고 시도 중인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시간이 없는 이유로 고정된 남녀 성역할을 강조한 셈이다.
그는 비슷한 언행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평일 귀가 후 빨래와 설거지, 청소에 쫓기고, 귀중한 휴일에 대량의 다리미질과 바느질을 했다"며 총리 일과 가사를 양립하느라 수면 시간이 평소 0∼3시간에 그친다고 적어 성평등 의식이 낮다는 비판과 함께 건강 관리에 대한 우려도 쏟아진 바 있다.
일본유신회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는 14일 예산위원회에서 "총리가 국회에 장시간 묶여 있는 현 상황은 국제적인 기준으로 볼 때 일반적이지 않고 시대와 맞지 않는다"며 총리의 국회 출석 시간 단축을 두둔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운영은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라면서도 "총리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 여야 및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야나 가즈오 농림수산상이 지역구 내 지자체장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며 도로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고 한 발언과 불법 기부 혐의 등으로 논란을 빚은 뒤 지난 14일 취임 28일 만에 자진해서 사퇴한 일이 다카이치 정권에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다카이치 정부 출범 이후 비위 논란으로 각료가 사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사히신문은 이번에 처음 입각한 야나 농림수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각별히 공을 들인 인사로 알려진다며 그의 사임으로 다카이치 정권은 출범 이후 첫 난관에 직면했다고 해설했다.
야권에서 부적절성을 거세게 지적했지만, 사태 수습이 늦어지면서 여론의 반감이 높아졌고 구심점이 없었던 야당들의 결속으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 신문은 야권 결속이 가시화하며 야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참의원(상원)에서 연립 여당이 목표로 하는 주요 법안 통과에 먹구름이 드리웠다고 해설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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