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에너지 안보 등 구실로 녹색 정책서 후퇴" 반발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역내로 수입되는 석유와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메탄 가스 배출 규정의 시행을 1년 연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동전쟁 등으로 고조되는 에너지 위기 속에 유럽으로의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미국은 물론 프랑스 등 유럽 상당수 국가에서 해당 규정을 미루라는 요구가 빗발친 데 따른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수입 업체들이 EU 메탄 규정을 준수하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하는 기한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수입 화석연료의 공급 안보에 추가적인 부담이 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EU는 2024년 5월 기후변화에 대응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한 규정을 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EU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 석유와 가스를 공급하는 해외 생산업체들이 메탄 배출량을 측정하고, 보고하도록 규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순 발발한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유럽 각국에서 올겨울 연료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이 규정을 둘러싼 정치적 압박도 거세졌다.
미국과 EU 회원국 10여개 나라는 올 초 이 규정의 시행을 유예 또는 철회할 것을 요구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에너지 공급이 빠듯해지는 상황에서 수입업체들에 법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규정 연기 촉구에 최근 가세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변경안은 EU 27개 회원국과 유럽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확정된다. 이탈리아와 체코 등 일부 EU 회원국의 경우 3년 연기를 주장하고 있어 최종 협상 과정에서 이를 관철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환경단체는 메탄 규제를 연기해도 유럽 소비자가 직면한 급등한 에너지 가격 인하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EU가 에너지 안보, 경쟁력을 구실로 친환경 정책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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