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들 인터뷰…"러에 책임 돌리려 우크라가 위장 공격"
수백명 사망자 낸 최악 참사…"사건 왜곡·전쟁범죄 부인 시도"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러시아가 지난 2022년 3월 수백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낸 '마리우폴 대극장 참사'의 배후를 우크라이나로 지목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전쟁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사실상의 '여론 조작' 작업에 나섰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의 한 언론 매체는 최근 마리우폴 대극장 참사를 다룬 '목격자들'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온라인에 공개했다.
영화는 친러 성향의 이탈리아인 기자 비토리오 니콜라 란젤로니가 참사 당시 극장에서 살아남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책임을 돌리기 위한 위장 공격으로 마리우폴 대극장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참사가 우크라이나의 자작극이었다는 취지다.
이 다큐는 이날 현재 6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이 영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란젤로니 기자는 "나는 그날 현장에 있었던 이들의 눈을 직접 들여다봤다. 그들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NYT에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의 제이드 맥글린 연구원은 러시아가 마리우폴 대극장 참사를 "확실한 전쟁범죄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건으로 바꾸려 시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우폴 대극장 참사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약 3개월간 포위, 공격하는 과정에서 민간인들이 대피한 대극장을 공습해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다.
당시 피란민들이 극장 앞 바닥에 러시아어로 '어린이들'이라고 써놓은 장면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으나 러시아군은 극장 공격을 감행했다.
AP통신은 수백 명이 극장 내부 및 지하에 대피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사망자 수가 약 600명에 달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영화를 "선전물"이라 일축하며 "러시아가 사건을 왜곡하고 전쟁 범죄를 부인하려는 조직적인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마리우폴 함락 후 이 도시를 재건·부활의 상징으로 내세우려 노력해왔다고 NYT가 전했다.
마리우폴 대극장은 지난해 말 재건을 마치고 공식 재개관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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