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드골 공항 운영사의 해외 자회사, 튀르키예서 제재 항공사들에 서비스
EU 제재 취지 위배 논란…美 "모든 잠재적 혐의, 심각하게 받아들여"

ADVERTISEMENT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프랑스 정부 지원을 받는 공항 운영사의 해외 자회사가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이란 항공사들에 여전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의 대표 공항 운영기업 ADP 그룹의 해외 자회사 TAV 에어포트는 튀르키예 안탈리아 공항에서 러시아 우랄항공의 항공편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ADP 그룹은 파리 샤를드골공항(CDG), 오를리 공항(ORY)을 소유·운영하는 기업으로, 프랑스 정부가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한 사실상의 공기업이다. ADP 그룹은 튀르키예에 본사를 둔 공항 운영사 TAV의 최대주주이자 실질적 지배 기업이기도 하다.
TAV는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을 비롯해 튀르키예 주요 공항에서 탑승, 보안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항공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TAV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탈리아 공항에는 EU가 2024년 6월 제재한 러시아 우랄항공도 취항한다. TAV의 100% 자회사인 하바시도 안탈리아 공항에서 우랄항공의 지상 조업 업체로 등재돼 있다.
EU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우랄항공을 제재했을 때 이 제재는 당초 EU 회원국 내 법인에만 적용됐기에 튀르키예에 등록된 TAV와 같은 해외 자회사의 활동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EU는 기업들이 비EU 계열사를 통해 대러 제재 효력을 약화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했다. 이 조치는 지난해 2월부터 우랄항공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 '최선의 노력'을 "필요하고 실행 가능한 모든 조치"로 정의한 EU 집행위원회 지침에 따르면 이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은 원론적으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한 국제무역·제재 전문 변호사는 이 지침대로라면 ADP 그룹의 행동이 "적어도 EU 제재의 취지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ADP 그룹은 이 같은 지적에 "적용 가능한 규정과 제재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고 FT에 밝혔다.
TAV 역시 제재를 위반하지 않았다며 자사가 "제재 준수를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특히 어떤 항공편이 공항에 착륙할 수 있는지는 튀르키예 공항 당국이 통제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재 대상 항공사가 안탈리아행 항공편을 운항하는 경우 자사는 "미국이나 EU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지 규정과 정부 계약상 의무, 민간 항공 당국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TAV와 함께 안탈리아 공항 서비스를 제공하는 독일 프라포트(Fraport·프랑크푸르트 공항 운영사)도 "관련 법률과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며 "적용 가능한 제재 체제, 모든 관련 법적 요건에 따라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U 제재는 EU 차원에서 결정되지만 집행은 각 회원국에 맡겨진다.
프랑스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한 FT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러시아 항공사뿐 아니라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이란 항공사들도 TAV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달 8일 이란 항공사 27곳을 제재 명단에 올린 데 이어, 같은 달 23일부터는 이란 항공사에 연료 보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기업도 제재하기로 했다.
미국의 이런 발표에도 이달 5일 이란 메라지항공의 한 항공편은 TAV가 운영하는 튀르키예 앙카라 공항으로 이동한 뒤 밤새 이란으로 돌아왔다.
TAV는 미국이 제재한 이란 항공사들에 대해 "당사의 통제 범위 내에서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FT가 자문한 제재 전문 변호사는 미국이 ADP 그룹과 그 자회사를 문제 삼을 경우 이들이 제재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미국 제재 전문 변호사는 프랑스 정부가 지원하는 그룹을 미국이 제재 대상으로 삼을 경우 외교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그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잠재적인 제재 조치를 예고하지는 않지만, 이런 사안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모든 잠재적 혐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