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불발뒤 불만 간접 표출…공유한 글 "필라이, 美·이스라엘 증오"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와 주최 측인 노벨위원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노벨위원회의 평화상 수상자 결정을 비난하는 다른 사람의 게시물을 재공유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오늘 노벨위원회는 유엔의 나비 필라이에게 노벨평화상을 줌으로써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한때 위대했던 노벨평화상의 위상을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필라이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을 노골적으로 증오하는 인물"이라고 비난하면서 그가 테러리스트들을 찬양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보상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작성자는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전 세계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아브라함 협정을 성사시켰고 지금도 그것을 확대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인질 귀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이란 저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바로 이런 일들이 노벨평화상이 인정하고 보상하고자 했던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게시물을 별도의 설명 없이 공유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 결과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콜럼버스의 날' 기념행사에서 연설했지만 노벨평화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열망을 공개적으로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이 8개의 전쟁을 해결하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강조하고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거듭 내비쳤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인권법 전문가인 필라이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을 지냈으며, 지난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린 유엔 조사위원회를 이끈 인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필라이의 수상 발표가 나온 지 몇 시간 만에 ICC 자체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는 고강도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제재가 노벨평화상 발표 이전부터 준비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ICC 재판관을 지낸 필라이의 수상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제재 발표 시점을 의도적으로 이때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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