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차관보, 지난달 군정 대통령과 회담
온라인 사기, 억류 미국인 논의…희토류 등 협력으로 확대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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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미국 정부가 2021년 쿠데타 이후 제재와 외교적 고립의 대상이었던 미얀마 군부 정권과 직접 대화를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인 대상 온라인 사기 조직 단속과 억류 미국인 석방이 직접 계기가 됐지만 미얀마의 희토류 자원 접근을 포함한 미국의 폭넓은 관여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마이클 밴스 차관보는 지난달 15∼16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과 회담했다. 2021년 군부 쿠데타 이후 양국 간 최고위급 접촉으로, 당시 회담은 6월 양곤 공항에서 구금된 미국 사업가 애덤 카스티요의 석방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국인들에게 수십억달러의 피해를 준 미얀마발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온라인 사기 거점의 폐쇄도 미국이 제시한 주요 의제였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사이버 사기 문제를 놓고 미얀마 당국과 직접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미국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주는 문제와 관련, 미얀마 내 모든 단체와 접촉하고 있으며 폭력 중단과 정치범 석방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문제를 외면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직접 다뤄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또 전기차와 풍력 터빈 등에 쓰이는 중희토류 매장지에 대한 접근 문제도 논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은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미얀마의 주요 매장지는 군사정부와 싸우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통제 지역에 있다.
이번 접촉은 미국의 미얀마 정책이 군부 고립에서 실리적 관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쿠데타 뒤 미얀마 자산을 동결하고 군 고위 인사와 군부 연계 기업에 제재를 가했다. 미 의회는 이듬해 군부에 맞서는 세력에 대한 비살상 지원도 승인했으나 관련 프로그램 대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원조 개편 과정에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로힝야족 대량 살해·추방 등 인권 침해와 관련해 여전히 미국의 제재 대상이다.
로이터는 "민주주의 증진보다 거래 중심의 관여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더 크게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해설했다.
이에 대해 미 하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미얀마 군정과의 접촉이 미국의 가치와 이익에 모두 반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회가 요구한 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민주주의 지원 예산도 집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과 접촉하는 것은 군정에 국제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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