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의 세속주의 거점이자 야당 텃밭으로 꼽히는 서부 이즈미르의 유력 정치인이 집권 정의개발당(AKP)으로 소속을 옮겼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한 조기 대통령선거 가능성이 거론되는 분위기 속에서 여권이 정지 작업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아나돌루 통신, 일간 비르귄 등에 따르면 제밀 투가이 이르미르시장은 이날 오전 앙카라의 AKP 본부에서 열린 국회 개원기념 행사에 참석해 입당을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투가이 시장의 양복 상의에 AKP를 상징하는 전구 모양의 뱃지를 달아줬다.
투가이 시장은 "지난 25년간 튀르키예공화국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지도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AKP는 목소리 없는 자들의 편'이라고 말했다"며 "AKP 가족의 지지를 바탕으로 이즈미르 도시를 재건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늘 이즈미르는 뭔가 다르다, 아주 열정적이다"라며 만족을 표했다.
투가이 시장은 2024년 당시 제1야당이었던 공화인민당(CHP) 소속으로 지방선거에 나서 이즈미르 시장직에 올랐다. 유력한 대권 잠룡으로 꼽히던 CHP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이 부패 혐의로 투옥된 이후 당이 부침을 겪자 투가이 시장은 올해 6월 탈당한 뒤 한동안 무소속으로 지냈다.
서부 해안도시 이즈미르는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보다도 세속주의 색채가 강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2001년 창당한 이슬람주의 보수정당 AKP는 이곳 시장 선거에서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로이터 통신은 투가이 시장의 AKP 입당을 두고 에르도안 대통령 진영이 거둔 상징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7월 CHP에서 분열돼 새롭게 제1야당 자리를 꿰찬 새로운당의 외즈귀르 외젤 대표는 투가이 시장의 행보가 AKP의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투가이 시장의 전임자는 부패 의혹으로 구속된 바 있다.
외젤 대표는 "신의를 버리고 떠나가는 이들은 배신자"라며 "이런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동료와 당을 저버리지 않는 이들은 죽는 날까지 형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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