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의 AI 수익성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오늘 국내 증시 낙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장 중 한때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는데요,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시장 상황부터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구조적 이슈까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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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기자, 알파벳 주가 쇼크에 이어 오늘 발표된 아마존 실적에 대해서도 시장의 우려감을 완전히 불식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분위기죠?
<기자>
가장 큰 원인은 AI 투자가 빠르게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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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아마존 3분기 실적을 보시면,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 부문에서는 월등한 실적을 내보였지만 실적 전체로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습니다. 특히,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로 현금 부담이 커지면서 잉여현금흐름(FCF)의 적자폭이 확대됐습니다. 직전 분기 76억 달러 적자에서 이번 3분기에는 424억 달러로 적자 폭이 커졌습니다.
이와 함께 3분기 구글 실적도 살펴보면, 검색 매출은 전년보다 12% 증가한 630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인 650억 달러를 밑도는 수치였습니다. 검색광고의 유료 클릭 증가율도 2분기 13%에서 3분기 8%로 둔화했습니다. AI 도입이 오히려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실적으로 확인된 셈입니다.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당장 돈을 벌어오지 못하니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겁니다. 특히 잉여현금흐름이 91억 달러(12조 2000억원) 줄면서 상장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도 AI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앵커>
결국 빅테크의 AI 투자가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가 시장의 최대 화두인데, 이런 가운데 얼마전 엔비디아가 자사 GPU의 사용기간을 기존 4년에서 8년이상으로 길게 제시했습니다.
GPU의 제품 수명이 늘어난다는 점이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빅테크 기업들의 회계 장부를 거쳐 국내 반도체 산업까지 파급력을 미칠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 기자 이 지점이 반도체 산업에 새로운 내러티브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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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독일 베를린 행사에서 자사 GPU의 내용연수를 8년 이상으로 제시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선을 통해 하드웨어인 GPU의 활용 기간을 대폭 늘릴 수 있다는 겁니다. 시장이 통상적으로 적용해 온 GPU 활용기간(4년)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앵커>
GPU의 사용 기간을 늘려 잡는 것이 빅테크 기업들의 재무제표에도 변화를 가져온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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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핵심은 감가상각비 감소에 따른 장부상 이익 증가입니다.
기업이 100억달러어치 장비를 샀는데 이걸 4년짜리 장비로 정의하면 매년 25억달러씩 감가상각이 발생합니다. 단순 산술적으로 보면, 수명을 8년으로 늘리면 연 12억 5000만달러로 줄어듭니다. 장부상 비용이 절반으로 줄면서 이익은 10억달러 늘어나게 됩니다. 장비 구입비는 처음에 지출했으므로 현금흐름은 변하지 않지만, 회계상 이익은 크게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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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회계상 이익 증가가 실제 현금창출 등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감가상각 부담을 줄이는 것은 일부 유용한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이런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GPU 활용기간을 6년으로 늘려 잡는 것을 이익 부풀리기로 규정하면서, 이로 인해 2026~2028년까지 1760억달러 규모의 이익이 과대 계상될 것이라고 비판했죠. 만약 젠슨황 CEO 발언처럼 GPU의 사용기간이 8년으로 늘어나고, 장부에도 그렇게 반영된다면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전망이 무색하게 되는 셈입니다.
장부상 실적이 개선된다면 당장의 AI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수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늘어난 장부상 이익을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지 않고 계속 이어갈 명분과 재무적 여력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틀전 아마존, 어제는 알파벳이 재무상황이 악화된 것이 약점으로 지목받으며 주가가 급락했는데 GPU 감가상각비 조정을 통해서 재무상황이 한층 튼실하게 보일 여지가 생기는 거죠.

<앵커>
당장의 투자가 늘어나게 된다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로서는 반가운 일일텐데, 과연 GPU를 8년간 운용하는 것이 현실성이 있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두가지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첫째는 효과성 문제입니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칩이 동일한 전력으로 최대 30배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한다고 밝혔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이 부족하죠. 만약 연산능력이 30배 늘어난 신형 칩이 등장하면 구형 장비는 고장 나지 않더라도 가동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입니다.
둘째는 금융권의 보수적인 시각입니다. 2026년 8월 체결된 GPU 담보 대출을 보면 연 9.0% 고정금리에 30개월(2.5년)내 원금 분할상환 조건이었습니다. AI 인프라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채권 투자자들은 해당 장비의 실질 가치 유지 기간을 3년 미만으로 산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같은 내용연수 연장 논란이 추후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어떤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봐야 합니까?
<기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GPU와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돼서 출하됩니다. GPU를 오래 쓴다는 것은 그 안에 탑재된 메모리의 교체 시기도 뒤로 밀린다는 뜻입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공급하는 HBM 물량의 대부분은 기존 장비 교체가 아니라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에 쓰이고 있어 당장의 타격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회계상 이익이 늘어날 경우 이 회계상 이익이 신규 투자에 활용되면서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지켜볼 변수는 1세대 장비들의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2029년 이후입니다. 지금 반도체 기업들이 증설을 추진 중인데 이 기업들의 생산능력이 확충된 시점과 GPU 교체 지연이 겹칠 경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상쇄하려면 향후 출시될 차세대 가속기 1장당 탑재되는 메모리 용량 자체가 획기적으로 증가해 줘야만 한다는 관측도 함께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