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25조원 규모의 전기요금 선납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내년 말 사채 발행 한도 특례가 종료되면 법정 한도를 약 19조원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24일 한국전력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한전의 사채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최대 5배까지 늘려준 특례가 2027년 말 종료된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발행 한도는 다시 2배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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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말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액을 28조4천177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사채 발행 한도는 56조8천354억원이다.
반면 같은 시점 사채 발행 잔액은 76조4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법정 한도를 19조2천135억원 초과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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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향후 5년 치에 해당하는 전기요금 25조원을 미리 납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두 기업이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문제는 한전의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초 중동 전쟁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발전 연료비 부담이 커졌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사 전망치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조6천9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2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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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이익은 823억원으로 95.78% 급감하고, 당기순손실은 4천9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자금 조달은 어려워지는 반면 전력망 투자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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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38년까지 필요한 투자액은 72조8천억원에 달한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전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투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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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은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전력망 투자가 계속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와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은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요금 인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사채 발행 한도 특례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상인·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말 한전채 전망치 76조원 중 19조2천억원 규모의 상환 또는 이에 상응하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지만 방안이 부재하다"며 "현재로서는 사채 발행 한도 정상화 유예가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