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상장 계획을 전격 철회하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습니다. AI 투자 불안에 추가 하락 경계감이 여전한 가운데, 월가에서는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부 고영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현재 시장 상황은 어떻습니까?
ADVERTISEMENT
<기자>
중복상장 우려는 덜었지만, 반도체 업종 전체를 누르는 AI 투자 과정의 자금경색 우려를 완전히 털어내진 못한 모습입니다.
오후 2시 기준 SK하이닉스는 약 3% 오르고 있고, 삼성전자는 0.5% 가량 하락하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5500선을 탈환했고, 외국인은 약 9,700억원 순매도하고 있습니다.
ADVERTISEMENT
간밤 미국에서도 나스닥이 2.6%,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6.7% 급락했습니다.
코어위브에서 시작된 자금조달 불안이 메타 같은 빅테크로 번진 영향입니다.
메타는 실적발표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남는 현금, 잉여현금흐름이 직전 분기 약 8억 달러 흑자에서 21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독일 베를린 GTC현장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강한 수요를 뒷받침할 투자금이 부족하다”는 자본 희소발언이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ADVERTISEMENT
AI 매출이 늘어도 투자를 계속할 돈이 있느냐는 역풍을 키운 겁니다.
<앵커>
미국 시중 금리가 크게 떨어졌는데도 이런 불안이 가라앉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ADVERTISEMENT
<기자>
금리가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인 상황인데요. 장기금리가 떨어진 배경을 봐야 합니다.
간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166%포인트 내려 연 4.95%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ADVERTISEMENT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안도감보다는, AI 투자 불안에 안전자산인 국채로 돈이 몰렸다는 해석입니다.
국채금리가 내려도 위험한 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데는 여전히 신중한 겁니다. 금리 하락만으로 AI 투자 불안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결국 이 불안이 반도체 실적까지 흔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추가 하락을 경계하는 쪽은 AI 서비스 가격과 인프라 비용의 간극을 보고 있습니다.
AI 서비스는 빠르게 싸지는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돈이 들어갑니다.
IM증권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일정한 AI성능을 얻기 위한 비용이 분기당 47%씩 낮아졌습니다. 싸지면 사용량은 늘지만, 매출과 이익이 투자비를 감당할 만큼 늘지는 별개입니다.
AI 기업들이 충분히 돈을 벌지 못하면 반도체를 사들이려는 힘도 약해집니다.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지 확인해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주가는 이런 위험을 먼저 반영한다는 점에서 바닥론도 나옵니다. 우려가 사라졌다는 게 아니라 이미 얼마나 떨어졌느냐를 보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증권가에서는 지금 가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대신증권은 이익 전망은 견조한데 코스피가 향후 1년 예상 이익의 4.23배에 거래되고 있다며, 가격 정상화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해외에서도 최근 코스피 바닥론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코스피의 주가 수준과 수급 여건이 저점에 가까워졌고, 2028년 경기 하강 우려까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모건스탠리도 일부 업종의 조정이 끝나는 시점에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씨티는 코스피 하락에 베팅한 포지션이 쌓여 있어, 심리가 개선되면 이를 되돌리는 대규모 매수가 나올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그 심리를 바꿀 계기는 무엇입니까?
<기자>
다음 주 국내외 실적 발표입니다. 먼저 국내에서는 28일 SK하이닉스, 29일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한 추가 주주환원이 관심입니다.
두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끝나면서 생긴 수급 공백을 메우려면, 새로운 매입의 규모뿐 아니라 시작 시점도 중요합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가 AI로 매출을 늘리면서 투자할 현금도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블랙록에 따르면 과거 14번의 중간선거 이후 6개월간 S&P500 수익률은 평균 14%였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